"가상 아이템으로 고수익 보장"…경찰, 4000억 가로챈 일당 검거

가상 아이템 투자 사기로 수천억 원을 편취한 일당이 만든 P2P 사이트 수익현황 확인 모습. /사진제공=경기남부경찰청

가상 아이템에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회원 400여명을 속여 4000억원 이상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최근 사기, 유사수신방문판매 위반 등 혐의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사이트 대표 A씨(30대) 등 1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했다.

A씨 일당은 P2P 사이트를 통해 가상 아이템 투자를 유도해 435명으로부터 439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해당 사이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의류 아이템을 만들고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이어 아이템을 먼저 구매할 경우 다음 투자자에게 원 구매 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판매할 수 있어 수익이 보장된다고 홍보했다.

P2P 거래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그 사이 금전 거래가 이뤄지면서 발생하는 이자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플랫폼이다.

가상 아이템 투자 사기 사건 개요도. /사진제공=경기남부경찰청

A씨 일당은 실제로는 수익이 거의 없음에도 신규 회원의 투자금으로 기존 회원 수익을 보장하는 이른바 '폰지사기' 수법을 이용했다.

이들은 투자자가 줄어들자 기존 환급 방식을 '현금'에서 '자체 발행 코인'으로 전환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해당 코인이 거래소 시세에 연동되는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경찰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같은 피해 사건을 여러 건 접수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A씨와 사이트 부대표 B씨(30대), 임직원, 투자모집책, 지사장 등 18명을 검거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일 구속됐다.

아울러 범죄수익금 가운데 675억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이는 피의자를 기소하기 전 범죄수익에 해당하는 재산을 동결하는 절차로 법원이 해당 청구를 받아들이면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해외로 빼돌린 범죄수익금 등 여죄를 확인하고 있다"며 "원금이나 고수익 보장 또는 투자 손실 보상으로 유인하는 경우 사기·유사수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