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내일 히로시마서 개막…중·러 견제 국제질서 수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내일(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막합니다.
21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G7 정상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대만 상대로 무력 사용을 위협하는 중국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하고 법에 근거한 국제질서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로 했습니다.
또 에너지·식량 안보를 포함해 세계 경제와 기후변화, 보건 등 전 지구적 과제에서 G7이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저개발국)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힙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대만을 위협하는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겨냥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이 필생의 정치 과제로 삼고 있는 '핵무기 없는 세계'의 필요성을 환기하고, 피폭의 참상을 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상회의 첫날인 19일 기시다 총리의 안내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해 자료관을 둘러보는 것은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일본 정부는 G7 정상들의 자료관 방문을 통해 핵 군축의 중요성을 국제사회에 환기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G7은 정상회의 기간 세계 경제와 우크라이나 정세, 핵 군축·비확산 등 다양한 과제에 관해 논의한 뒤 마지막 날인 21일 공동성명으로 결과를 발표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관련 세션에 온라인으로 참석할 예정입니다.
요미우리신문은 G7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위압적인 행동에 대해 "법치에 근거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 질서를 견지·강화한다"고 명기하고 러시아의 핵 위협을 염두에 두고 "어떠한 핵의 위협에도 반대한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습니다.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G7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제3국을 거쳐 군사 물자를 조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러시아 제재 회피에 대항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넣을 방침입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하고,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G7 정상회의에는 한국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호주 등 8개국 정상도 초청받아 G7과 확대회의를 갖습니다.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다자 외교도 활발하게 열립니다.
한·미·일과 한·일도 회의 기간 각각 정상회담을 개최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에 대한 대응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한미일·한일 정상회담은 폐막일인 21일 개최가 유력합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연 뒤 약 3주 만에,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달 7일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2주 만에 히로시마에서 다시 만납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빡빡한 일정 속에서 시간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3자 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며 "그러나 일정이 많기 때문에 어떤 확답도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7일 한일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21일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할 예정입니다.
양국 정상이 공동으로 한국인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는 것은 처음이며, 한국 정상으로서도 첫 참배입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문제로 내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릴 예정이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하면서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1일 히로시마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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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중 기자 (baika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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