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천년사, 동학농민혁명 심각하게 왜곡…폐기하라"

동학농민혁명 관련 단체와 정읍시의회 등 편찬 중단 촉구
민군과 고부민군 용어 사용 등 집필자의 사료 오독 주장

(전북=뉴스1) 김동규 기자 = 발간을 앞둔 ‘전라도천년사’가 동학농민혁명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냉철한 분석을 통한 역사 서술은 배제돼 있고 주관적인 입장에서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역사 기술이라며 집필자의 양심과 자질이 의심된다고 했다.

동학학회와 정읍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단체, 정읍시의회, 임승식·염영선 전북도의원은 18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역사를 왜곡 조장하고 있는 ‘전라도천년사’ 편찬을 중단하고 당장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전라도천년사’에서 크게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세 곳이다.

먼저 전라도천년사에는 '동학농민혁명이 1894년 3월 전라도 무장과 충청도 청산, 경상도 진주 등을 중심으로 일어났다'고 썼다.

이들은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1월 전라도 고부에서 시작되었고 청산·진주 등의 봉기는 관련 사료가 없으며 집필자의 사료 오독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동학농민혁명의 전사(前史)는 1893년 11월 일어난 사발통문 모의 단계 및 그 모임의 실행 단계라고도 할 수 있는 1894년 1월10일에 일어난 고부농민봉기 단계까지다‘고 쓴 부분이다.

이들은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은 고부농민봉기가 사실인데 집필자는 전사(前史)라는 표현으로 동학농민혁명의 본질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는 민군과 고부민군 용어 사용이다.

이들은 "민군은 농민군을 탄압했던 민보군을 의미하며 통용되는 역사 용어가 아니다"며 "민군이나 고부민군이라고 쓰게 되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농민군’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사발통문 등을 비롯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다"면서 "국가적인 경사에 고부농민봉기를 동학농민혁명의 전사로 서술한 행태는 전북도가 스스로 세계기록 유산을 부정하는 것이며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고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전북도는 지금 당장 심각하게 왜곡 서술된 ‘전라도천년사’의 동학농민혁명 역사를 폐기하고 새로운 집필진을 구성해야 한다"며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사실에 입각해 올바르게 세우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라도 천년사’는 지난 2018년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전북도와 전남도, 광주시가 공동 추진하는 기념사업이다. 총 2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전체 34권(통사 29권, 자료집 4권, 총서 1권)으로 구성돼 있다.

kdg206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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