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외교위, '대만 국제연대법안' 만장일치로 의결

정재용 2023. 5. 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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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국제기구 참여에 대한 중국의 방해 대응 목적"
제76차 세계보건총회 앞두고 주목…대만, 초청장 못 받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에 대한 중국의 방해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 국제연대법안'(Taiwan International Solidarity Act)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18일 대만의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대만 국제연대법안을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 법안은 하원 본회의로 넘겨져 의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미국 성조기와 대만의 국기 [대만 중앙통신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만 국제연대법안은 유엔총회 결의 제2758호가 유엔에서 중국의 대표 문제를 다룬 것이며, 대만의 유엔 참여나 유엔과 관련한 국제기구 참여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유엔총회 결의 제2758호는 1971년 10월 알바니아 대표에 의해 발의돼 가결된 결의로, 이 결의에 의해 중국이 유엔의 합법적 대표가 되고, 대만은 사실상 유엔에서 쫓겨났다.

유엔총회 결의 제2758호에는 "유엔에서 합법적인 중국의 대표는 오직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대표임을 인정하며 유엔 및 관련 조직을 불법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장제스(蔣介石) 정권 대표를 즉시 추방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만은 1945년에 창설된 유엔의 창립 멤버였지만 유엔총회의 이 결의에 따라 회원국 지위를 잃었다.

미 하원 외교위가 의결한 대만 국제연대법안은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방해하는 중국의 시도에 대응하고, 유엔총회 결의 제2758호가 대만의 유엔 참여 문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마이클 맥콜 하원 외교위원장(공화)과 그레고리 믹스(민주) 하원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이 법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했다.

맥콜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이 유엔에서 대만의 발언권을 차단하기 위해 유엔총회 결의 제2758호를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윌슨 하원의원은 이 법안에 대해 "대만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법안"이라면서 "2천300만 대만인은 독립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은 이 법안에 대해 '대만 동맹 국제보호 및 증진이니셔티브 법'( 타이베이법)을 보완하고, 국제무대에서 대만의 참여에 대한 중국의 방해 행위에 대응하며, 미국과 대만 간 관계를 강화하고, 국제기구에 대만의 의미 있는 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발효된 타이베이법은 미 행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외교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각종 국제기구에 대만의 회원 및 옵서버 참여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 하원 외교위의 대만 국제연대법안 처리는 오는 20∼3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76차 세계보건총회(WHA)를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끌고 있다.

대만은 중국의 반대로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WHA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올해 제76차 총회에도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대만은 세계보건기구(WHO) 가입과 WHO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 참석을 원하고 있지만, 중국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대만은 1948년에 창설된 WHO의 창립 회원국이었으나 1971년 유엔총회 결의 제2758호에 따라 유엔 회원국 지위를 박탈당하면서 WHO 회원국 지위도 상실했다.

이후 대만은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관계가 개선됐던 2009∼2016년 WHA 연례회의에 '차이니즈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명칭과 함께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양안 관계가 악화하면서 시진핑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지도부의 반대로 WHA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대만이 국제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면서 WHO와 유엔기후변화협약 등에서 대만의 '의미 있는 참여'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의 유엔 체제 참여론에 대해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을 뿐"이라면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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