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모친 "전두환 자택서 벌레 끓는 돈다발 포장했다"
고(故) 전두환씨 일가의 천문학적인 검은돈 규모를 엿볼 수 있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 시사 예능 프로그램 '더 라이브'에서는 '전씨 일가 호화생활과 검은 돈을 감춘 꼼수들'이라는 주제로 해당 일가의 비자금 추적기를 풀어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KBS 탐사보도 프로그램 '시사직격' 박병길 PD는 "지난 4월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미국에서 인터넷 방송을 통해 가족과 본인의 죄를 참회하는 폭로를 하고 한국에 돌아왔다"며 "전우원씨가 말하는 검은돈, 비자금을 제대로 추징하지 못했던 정황들에 (취재)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5·18에 대한 사과 없이 떠난 고 전두환씨 미납 추징금은 922억원에 달한다. '시사직격' 제작진은 이를 환수하지 못한 이유를 취재했다는 것이다.
전우원씨 모친의 증언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박 PD는 "전우원씨 어머니를 섭외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었다 전우원씨가 그동안 폭로했던 내용들은 어머니에게 들은 내용이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비자금을) 목격했던 증언자를 만나고 그 부분을 방송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전우원씨 모친은 육성을 통해 "양쪽 보스턴백에 현금을 가득 담은 것을 심부름하는 분들이 아버님(전두환씨) 서재 앞으로 들고 오는 장면을 제가 여러 번 목격한 적이 있다"며 "문이 달린 책장이라고 해야 되나요? 거기에다가 (넣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수납장을 열었을 때 그 안에 1천만원짜리 현금다발이 가득 들어 있는 걸 실제로 (봤다)"고 했다.
전두환씨 비자금을 현금화하는 데 며느리들이 동원됐다는 증언도 있었다.
박 PD는 "생생했던 (전우원씨 모친) 증언 가운데 하나는 전두환씨 자택에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를 매우 오래된 1만원짜리 구권이 다발로 잔뜩 있었다고 한다"며 "이것을 그냥 쓸 수 없다 보니까 1만원짜리 신권과 섞어서 다시 포장하는 식의 작업을 며느리들끼리 했단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전우원씨 모친)은 '벌레도 무서워하고 하는데 억지로 그런 작업을 했어야 했다'고 그러더라"며 "이번에 전우원씨 모친이 증언한 것이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어떻게 숨겼고, 검찰에서 왜 발견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 중요한 말을 해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씨 일가의 돈세탁 방법을 두고 박 PD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비자금 세탁법이 전씨 일가에서 행해진 정황들을 포착했다"며 말을 이었다.
"그 가운데 대표적으로 차남 전재용씨 같은 경우는 많은 비상장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그 과정에서 본인 친구나 친구 아버지, 심지어 처가 식구들까지 대표로 앉혔다. 어떤 특정 회사 같은 경우는 주주 6명이 전부 자신들 일가로 구성되게 만들어서 자기들끼리 배당도 하는 식으로 만들었다."
전우원씨는 이러한 재산을 지킬 목적으로 전두환씨 사망 뒤 남은 가족들이 수사 받게 될 상황까지 스스로 대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상 인터뷰를 통해 "자산을 상속받는 것을 포기하는 서류에 가족들이 다 사인했다. 그 이유가 추징금은 전두환씨 돌아가시고 나서 멈췄고, 3대까지 수사가 안 가게 하려고, 3대들은 추징금의 대상에서 제외시키려고 이걸(상속포기를) 빨리 해야 한다고 (전두환씨 차남 전재용씨가) 해서 한 것이다. 그래서 서류를 저희가 미국에 있을 때 보내서 '너희들도 상속 받으면 안 되니까 사인해라'(라고 했다)."
박 PD는 "전우원씨 주장대로 전두환과 관련된 추징금 납부 의무를 끊기 위해 상속포기 각서를 쓰게 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가족 변호사를 만나 취재했는데, 다른 의도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과 관련된 민사 소송들이 앞으로도 예상되는데, 그러한 민사소송을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다른 가족들은 추징금을 피하기 위해 상속포기를 하더라도 누군가 1명은 남아서 민사소송을 대응하고 항소하면서 '가족들 명예를 지켜야 한다' '가족들은 끝까지 무죄를 주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해당 변호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다 구체적인 증언 등은 오는 19일(금) 밤 10시 KBS1 '시사직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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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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