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김효종 "오페라 '로베르토 데브뢰' 막장 드라마 뺨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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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이 피로 물드니 나의 왕관 또한 피투성이가 되었다." 대영제국의 기초를 확립한 퀸 엘리자베스(재위1558~1603)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이번 작품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테너 김효종(41)은 "이번 작품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역사적 지식을 갖고 오페라를 관람하면 더 재밌게 볼 수 있다"면서 "여왕과 로베르토 데브뢰, 그의 정적이자 연적인 노팅험 공작, 그가 여왕 몰래 사랑했던 여인이자 노팅험 공작의 부인인 사라 등 4명의 인물이 펼치는 처절한 대서사극이 흥미진진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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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이 피로 물드니 나의 왕관 또한 피투성이가 되었다." 대영제국의 기초를 확립한 퀸 엘리자베스(재위1558~1603)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공식적으론 그렇다. 그러나 그녀에겐 숨겨 놓은 젊은 연인이 있었다. 여왕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로베르토 데브뢰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치정 드라마를 극화한 오페라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26~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도니제티 오페라 '로베르토 데브뢰'다. 16세기 영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로베르토 데브뢰'는 작곡가 도니제티의 이른바 '여왕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이번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이번 작품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테너 김효종(41)은 "이번 작품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역사적 지식을 갖고 오페라를 관람하면 더 재밌게 볼 수 있다"면서 "여왕과 로베르토 데브뢰, 그의 정적이자 연적인 노팅험 공작, 그가 여왕 몰래 사랑했던 여인이자 노팅험 공작의 부인인 사라 등 4명의 인물이 펼치는 처절한 대서사극이 흥미진진하다"고 소개했다.
테너 김효종은 아직 국내 관객들에겐 낯선 편이지만 독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와 뤼벡 국립음대에서 공부한 김효종은 주로 유럽 무대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비냐스 콩쿠르를 비롯해 독일 뮌헨 보칼 게니알 콩쿠르, 코부르크 알렉산더 지라디 콩쿠르 등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독일 뤼벡국립극장과 브레멘시립극장에서 전속 가수로 활동했다. 그는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마술피리', '라 보엠', '돈 지오반니',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세비야의 이발사' 같은 오페라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그러다가 국내에 처음 얼굴을 알린 것이 지난 2019년 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초연으로 선보인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이다.
리릭 테너로 시적이고 섬세하지만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지닌 김효종은 '세비야의 이발사', '윌리엄 텔', '알제리의 여인' 등 로시니 오페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 '로시니 스페셜리스트'로 통한다. 오페라 평론가 이용숙은 "투명한 고음과 탄탄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김효종은 로시니 외에도 벨리니, 도니제티 등에 최적화된 목소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세계 초연된 박영희의 창작오페라 '길 위의 천국'을 제외하면 이번 작품은 그의 두 번째 국내 오페라 무대가 되는 셈이다. 지난 2015년부터 '여왕 3부작'을 무대화하고 있는 라벨라오페라단으로부터 몇 차례 러브콜을 받았지만 번번이 스케줄이 맞지 않아 합류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손을 맞잡게 됐다.
"뉴욕 메트오페라나 빈 오페라하우스도 쉽게 무대에 올리지 못한다는 도니제티의 작품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라벨라오페라단의 도전정신에 매료돼 시간을 만들었다"며 그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효종은 이번 작품을 계기로 한국에서의 활동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오는 7월 14~15일 아트센터인천에서 열리는 콘서트 오페라 '돈 지오반니' 무대에 오르는데 이어 9월 21~24일에는 국립오페라단이 국립극장에서 공연하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무대에도 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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