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완벽주의자' 펩 과르디올라 감독. 유일한 아킬레스건 챔스리그. 12년 만의 정상 도전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완벽주의자 펩 과르디올라 감독!'
영국 BBC의 평가다.
맨체스터 시티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2년 만이다. 세계 최고의 명문클럽으로 도약했다.
맨시티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2023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서 레알 마드리드에 4대0 대승을 거뒀다.
영국 BBC는 '펩 과르디올라는 위대한 완벽주희자다. 맨시티가 레알 마드리드를 완벽하게 압도했지만, 후반 맨시티가 중원의 주도권을 내주자 머리를 움켜쥐고 테크니컬 에어리어 잔디에 두 차례나 무릎을 꿇으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또 '맨시티가 레알 마드리드를 4대0으로 눌렀다. 유일한 경기력의 약점은 그 순간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방심하지 않고 매 순간 고군분투했다'고 했다.
맨시티는 10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인터 밀란과 만난다. 단판 승부다.
BBC는 '맨시티는 압도적 우승 후보다. 2년 전 실패를 완벽하게 설욕할 기회'라고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해 52세다. 스페인의 1990년대, 2000년대 초반 스페인을 대표하는 대표적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천재형 플레이어였다.
뛰어난 시야과 감각적 패스, 그리고 경기를 읽는 흐름이 탁월했던 선수였다.
FC 바르셀로나에서 2002년까지 뛴 그는 스페인의 강력한 미드필더진의 코어였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드림팀이었고,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유일한 주전이자 주장이었다.
그는 2006년 은퇴했다.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고, 지도자로서 야심찬 출발을 했다. FC 바르셀로나 B팀에서 1년간 지도한 그는 곧바로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고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을 역임했고, 2016년부터는 맨체스터 시티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항상 최고였다. 바르셀로나 부임 이후 첫 시즌에 트레블을 달성했따. 다음 시즌에는 6관왕에 올랐다.
당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한 극강의 점유율 축구, 이른바 티키타카를 완성하면서 세계무대를 호령했다.
4시즌 동안 무려 14회의 우승을 차지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3년부터 바이에른 뮌헨으로 팀을 옮겼다.
바이에른 뮌헨의 철저한 시스템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철학과 맞아 떨어졌고, 마리오 괴체, 티아고 알칸타라 등을 영입하면서 또 다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단, 바이에른 뮌헨 시절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시련을 많이 줬다. 리그에서는 압도적 성적을 거뒀지만, 유럽 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2016년 맨체스터 시티로 팀을 옮겼다. 2018~2019시즌 리그와 FA컵, 리그컵 우승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국내에서만 트레블을 달성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 시절부터 꼬리표처럼 따라오던 '챔피언스리그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2년 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빅 어어를 들어올리는데 또 다시 실패했다.
당시 결승 상대는 첼시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맨시티의 우세라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던 실패였다.
리그에서는 5시즌 동안 세차례 EPL 우승을 차지했다. 압도적이었다.
단, 챔피언스리그가 문제었다.
특히 결승전에서 파격적 전술을 시도한 것은 문제가 됐다. 일단 스타팅 멤버부터 익숙하지 않았다.
라힘 스털링을 스타팅으로 내세웠고, 로드리와 페르난디뉴는 벤치에서 대기. 일카이 귄도안에게 수비적 역할을 맡겼다.
결승전에서는 가장 익숙하면서 위력적 라인업을 들고 나왔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첼시에게 기습적 선제골을 내준 뒤 동점골에 실패하면서 패했다.
지난 시즌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에 덜미를 잡혔다. 이번에는 전력적 약점이 있었다. 확실한 공격수가 없었고, 결국 4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넘지 못했다.
1차전에서 4대3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2차전 원정에서 역사상 가장 극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결국, 이번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좌절됐다.
다시 기회가 왔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경이나 조제 무리뉴 감독에 비해 커리어와 전술적 능력에서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있다.
챔피언스리그 부진이다. 여기에는 소위 말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명장병'도 결합돼 있다.
큰 무대, 큰 승부처에서는 선수들이 가장 익숙하면서도 상대를 가장 위협할 수 있는 스타팅 멤버, 전술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만 되먼 알 수 없는 변칙적 전술을 사용한다.
맨체스터 시티는 EPL 최고의 부자 구단이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인수한 뉴캐슬이 현 시점에서 가장 부자구단이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가장 적극적 투자로 가장 탄탄한 스쿼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6년 부임 이후 4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가지 못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변칙 전술 때문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2021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고, 이같은 불명예를 씻을 기회가 왔다. 하지만, 2년 전에도 실패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첫 패배를 기록했다.
결국, 바르셀로나 시절 두 차례 챔피언스리그 우승(2009년, 2011년)을 차지했지만, 그 이후 12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이 없다. 물론 평범한 사령탑의 경우, 단 한 차례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긴 하다. 하지만 역대 세계 최고의 명장의 반열에 들기 위해서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꼭 풀어야 할 숙제다.
챔피언스리그를 6월11일 오전 4시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다. 맨체스터 시티와 인터 밀란과의 단판 승부다.
확실히 맨시티는 강력한 우승후보이고, 인터 밀란은 언더독이다. 단, 인터 밀란은 이탈리아 축구 특유의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공수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 지 관심이다. 2년 전과 같은 독특한 전술을 들고 나올 지, 아니면 올 시즌 보여줬던 맨시티의 정형적 시스템을 들고 인터 밀란을 압박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여기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을 이번 기회를 통해 깰 수 있을 지도 궁금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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