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후이 "'보이즈 플래닛' 참가, 멤버들 속상해했지만…"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사실 마음이 강한 편은 아닌 것 같거든요. 여전히 계속 무너지고 힘들어하고 걱정도 정말 많은데. 예전보다는 조금 빠르게 회복하는 법을 배웠어요."
후이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케이블채널 엠넷 '보이즈 플래닛'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20일 종영한 '보이즈 플래닛'은 202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걸그룹 케플러가 탄생한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의 보이그룹 버전으로, 100% 스타 크리에이터의 투표로 연습생들의 순위 및 데뷔조가 선정됐다.
이날 후이는 "사실 굉장히 부담과 걱정을 좀 안고 시작했던 프로그램이다. 그래도 이렇게 되게 행복한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 약간 차가운 느낌의 어떤 모습들로 나를 생각하셨던 분들이 많더라. 좀 차갑고 약간 다가가기 좀 어렵고.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친근한 모습들도 많이 보여드린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보이즈 플래닛' 완주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후이는 지난 2016년 펜타곤으로 데뷔, '빛나리', '청개구리', '신토불이', '데이지(Daisy)', '필린 라이크(Feelin' Like)'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후이 개인으로는 펜타곤 앨범뿐만 아니라 '네버(Never)', '에너제틱(Energetic)', '소년미(少年美)' 등 작사, 작곡에 참여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후이는 올해 데뷔 8년 차임에도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연습생 이회택으로 재데뷔에 도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처음 군 복무 끝나고 돌아와서 상황적으로 봤을 때 답답했던 부분들이 있었다. '보이즈 플래닛'에서도 한번 이야기를 했었는데 뭔가 더 멋있는 앨범과 더 멋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하고 원했던 것들이 있다"며 "그런 것들이 조금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프로그램 같은 큰 도전을 해야 뭔가 변화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도전을 하게 됐다"고 출연을 계심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룹 펜타곤과 후이, 이회택 개인으로서 둘 다요. 사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던 일 자체는 그룹의 어떤 앨범 혹은 무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었어요. 저 또한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해야 하는 시기였다고 생각했고요."
후이가 '보이즈 플래닛' 출연을 고민한 시간은 약 2주 정도였다. 남아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짧은 시간, 많은 고민 끝에 후이는 '보이즈 플래닛' 출연을 결심했다. 이 선택을 꼭 좋은 결과와 모습으로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후이는 도전에 나섰다.
처음 펜타곤 멤버들은 후이의 '보이즈 플래닛' 출연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속상해하는 멤버들도 있었고 좋아하지 않았던 멤버들도 있었다. 이를 공개적으로 표현한 멤버도 있었다. 그러나 후이는 "함께 한 지가 10년이 됐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각자의 어떤 상황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서 이해도 하려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응원을 해줬다"며 펜타곤의 끈끈함을 자랑했다.
"저도 멤버들이 어떤 선택과 어떤 도전을 하든 항상 응원할 마음이 있어요. 물론 그 당시에는 속상한 마음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잘 이야기하고 그래요. 멤버들이 장난을 많이 쳤어요. 이제 저는 연습생이었으니까 선배라고 부르라고. 그런 장난을 치고 또 저를 많이 챙겨주고."
'보이즈 플래닛' 출연을 앞두고 펜타곤 말고도 후이의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한 이들이 있었다. 펜타곤의 팬, 유니버스(UNIVERSE)였다. 후이가 가장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었고, 돌이켜봤을 때 두렵기도 한 이유였다. 정말 미안했다. 유니버스에게 가진 마음은 펜타곤 멤버들에게 가졌던 마음과 똑같았다. 그럴 때면 이 선택을 좋은 선택으로, 좋은 선택으로 만드는 건 내 몫이라며 '어떻게든 잘 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2016년 펜타곤으로 데뷔하기 전, 후이는 총 7년의 연습생 생활을 했다. 그리고 2023년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야 했다. 다시 겪은 연습생 생활에 대해 후이는 "예전에는 보고 따라 하고 카피하는 게 주로 했던 연습이라면 요즘에는 본인의 표현을 더 자유롭게 하더라"며 "그래서 나도 너무 많이 배웠다. 실제로 연습실에서 뒤에 앉아서 거울로 지켜보면서 '아, 어떻게 하면 저 친구의 저런 장점들을 내가 가져올 수 있을까' 고민을 오랫동안 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연습생 때는 칼맞춤이 되게 중요했다. 손가락 각도 하나까지 다 맞추는 게 아이돌로서 기본자세 같은 느낌이었다. 요즘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고 개개인만의 매력과 표현에 조금 더 집중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진짜 많이 힘들었다"며 "나는 나 자신의 춤과 그 표현에 대해 엄청나게 깊게 고민해 본 적 있었나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동생들한테 진짜 많이 물어봤어요. 비록 형이고 선배일 수 있지만 솔직하게 피드백을 해줄 수 있냐고. '형, 지금 솔직히 별로예요. 이대로면 올스타…' 약간 이런 팩트폭력도 있었어요. 고마운 '팩폭'이죠. 누구냐고요? 예담이라고 제가 너무너무 아끼고 사랑하는 동생인데 그만큼 그 친구도 저를 좋아하니까 그렇게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경연을 치르면서 연습생 이회택은 펜타곤 후이로서 이룬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일이 많았다. 그러나 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란 걸 알고 한 선택이었다. 어떻게든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고 나 자신이 작아지는 생각을 자체를 하지 않으려 노력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 후이는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분명한 강점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후이는 "그래도 내가 무대에 많이 올랐구나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사실 소리가 잘 들림에도 불구하고 인이어를 막 빼고 이런 모습들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를 하다 뭔가 프로 같은 느낌"이라며 "모니터를 하고 선배님들을 보며 '아, 저런 모습 멋있다' 했던 게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제스처나 다른 무대적인 요소에서 좀 더 끼를 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수줍은 듯 웃었다.
이에 무대에서 인이어를 뺄 수 있었던 것은 보컬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후이는 "그런 것도 있을 거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그냥 '이거 저번에 해봤는데 멋있더라'하고 했던 것 같다. 결과물에는 만족했다. 되게 팬들이 많이 좋아했다"며 쑥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보이즈 플래닛' 참가 전 후이는 많은 고민을 했다. 지금 그 고민들은 모두 해결됐을까. 후이는 "새로운 고민을 맞닥뜨렸다. 물론 더 좋아진 부분도 있고 '보이즈 플래닛' 도전이 너무 뿌듯하고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긍정적인 변화도 많이 일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고민이 많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메인보컬이니까 춤은 요정도 추면 되지 않을까'하는 저도 모르는 자기안주했던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걸 잘 모르고 있었는데 '보이즈 플래닛'을 하면서 댄스 마스터 분들께 항상 혼나고 질책받으면서 '내가 그런 부분들을 생각 안 하고 살았구나' 자각하게 됐어요."
후이는 "어떻게든 나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도 있었지만 그냥 칭찬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나만의 벽을 깨 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게 긍정적인 변화다"며 "춤으로 예를 들긴 했지만 모든 부분에서 그런 점들이 많이 생겼다. 그리고 정말 많은 분들께 사람 이회택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것도 되게 좋은 일"이라고 자신의 변화를 꼽았다.
'보이즈 플래닛'에서 후이의 첫 순위는 6위였다. 그러나 이후 7위, 10위, 11위로 점차 하락했고, 파이널 미션에서 최종 13위를 기록하며 데뷔조 제로베이스원으로 데뷔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후이는 "사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다음 무대를 해야 하고 응원해 주시는 진짜 많은 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높은 순위에 올라가고 싶었던 건 맞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순위가 너무 아쉽거나 부끄럽다는 생각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호히 말했다.
후이는 "그냥 이 순위를 만들어주신 것에 대해 너무 큰 감사함을 느꼈다. 사실 '보이즈 플래닛'은 정말 어린 친구들이 경쟁해서 신인 아이돌을 뽑는 프로그램"이라며 "거기서 이미 많이 보이고 많이 팔려왔던 사람이 또다시 무언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팔린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많이 느끼고 배웠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많이 응원해 주시고 높은 순위를 만들어주신 게 너무 충분히 행복하다"고 그저 감사함을 전할 뿐이었다.
이에 후이에게 '보이즈 플래닛'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무엇일지 물었다. 후이는 '보이즈 플래닛'을 '조각'이라고 정의했다. 데뷔한 이후 이렇게 많이 혼나 본 게 처음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모난 부분을 어떻게든 깎아내고 조금 더 예쁘게 만들려는 노력을 하게 됐다. 어떻게 하면 날카로운 부분을 깎아낼 수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된 계기.
"사실 '보이즈 플래닛'이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그럴 수 있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어요. 정말 많은 힘든 시간들이 있었는데 정말 이렇게 힘들어도 되나 생각할 정도로. 다시 돌아가면요? 네. 모든 상황을 다 알고 나서도. 상황을 안다면 더더욱 도전할 것 같아요."
한번 '만약'을 이야기하자 또 다른 '만약'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만약 후이가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제로베이스원으로 데뷔했다면, 2년 6개월 동안 펜타곤 활동은 어떻게 될 계획이었는지.
그러자 후이는 "당연히 내가 데뷔를 했었어도 펜타곤은 멋있게 활동을 하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우리 팀은 지금 함께하고 있는 멤버들이 만들어가는 팀이다. 내가 있고 없고 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팀의 활동에 있어서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펜타곤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답변이었다.
이어 "지금 내가 돌아왔으니까 훨씬 더 멋있게 활동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다. 그리고 당장 다음 주에 일본에서 팬미팅을 한다. 그런 무대들도 확실히 더 멋있게 만들어낼 수 있다, 앞으로 활동들을 더 잘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펜타곤의 국내 컴백 및 앨범 계획에 대해서는 "일단 그것도 이야기 중이다. 지금 내가 뭔가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계속계속 이야기하면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인 활동이나 소소하게 준비 중인 계획을 묻자 "그동안 계속해서 만들어왔던 음악들이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통해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다양한 반응을 고민해보고 있다"며 바람을 전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보이즈 플래닛'에 비견할 만한 이회택 개인으로서의 엄청난 도전 혹은 욕심도 있을까. 후이는 "욕심은 무조건 너무 많다 진짜. 나는 삶을 살면서 다 해보고 싶다. 안 좋은 거 빼고 다 해보고 싶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며 앞으로를 기대케 할 답변을 내놨다.
['보이즈 플래닛'에 연습생 이회택으로 출연한 그룹 펜타곤 후이. 사진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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