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추천] ‘길복순’ 위협하는 킬러들의 수다

문영훈 기자 2023. 5. 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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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리지널’은 OTT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 및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범람하는 콘텐츠 세상 속 등대까진 못 돼도 놓치고 갈 만한 작품을 비추는 촛불이 되길 바랍니다.

킬러도 직장인이었어
‘길복순’
길복순은 업계 1위 기업 MK엔터테인먼트에 다니는 유능한 회사원이다. 회사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마음이 심란하다. 좋아하는 음식은 떡볶이, 사춘기를 겪어 어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중학생 딸을 홀로 키운다. 이 이야기만 들으면 전형적인 워킹맘 스토리다. 다만 복순이 재직 중인 회사가 킬러들의 소속사 역할을 하는 살인 청부 업체라는 점이 특별하다. 복순은 "사람 죽이는 건 심플해. 애 키우는 거에 비하면"이라고 읊조린다.

설경구, 구교환 등 걸출한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어쨌든 '길복순’은 전도연의 영화다. 변성현 감독은 전도연에게 100억 원대 예산의 액션영화를 제안했다. 전도연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욕심 같아선 갖가지 장르를 거침없이 소화해보고 싶은데 내게 주어지는 선택지가 부족해서 답답한 시간을 보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영화의 중반부 그를 죽이고자 하는 킬러와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치열한 액션 속 슬로모션이 걸리며 그는 이 싸움이 재밌다는 듯 싱긋 웃는다. 여성 원톱 액션물 '길복순’을 촬영하는 전도연의 실제 마음을 엿보는 것 같다.

영화는 '킬 빌’ '존 윅’ '킹스맨’ 등 21세기 액션 장르의 고전이 될 영화의 설정에 일정 부분 빚을 지고 있다. 다양한 영화를 차용한 만큼 킬링 타임용으로는 이보다 적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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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세이지 x 드니로
‘아이리시맨’
마틴 스코세이지와 로버트 드니로의 만남 그 자체로 영화 팬들을 설레게 한 작품이다. 스코세이지는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수상 소감으로 "당신의 말을 새기며 영화를 배웠다"고 존경을 바쳤던 할리우드의 명감독. 그는 '비열한 거리’(1973)를 시작으로 '카지노’(1995)에 이르기까지 20년 넘는 세월 동안 로버트 드니로와 함께 작업해왔다. 봉 감독으로 치면 송강호 같은 배우다. 스코세이지는 '카지노’ 이후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새로운 페르소나로 지목해 21세기로 진입했다. 그러다 다시 로버트 드니로와 재회한 것이다.

‘아이리시맨’은 찰스 브랜드 작가의 논픽션 'I Heard You Paint Houses’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미국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인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을 다루면서 그 배경에 국제트럭기사노조와 이탈리아계 마피아 세력의 음험한 관계를 서술했다. 드니로가 연기한 주인공 프랭크는 마피아 세력 중 하나로 살인을 청부받아 실행하는 인물이다. 그의 시선에서 1940~50년대 미국 역사가 펼쳐진다.

영화는 80대가 된 프랭크가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스코세이지는 당시 70대 중반이었던 드니로가 프랭크의 30대부터 80대까지를 모두 연기할 수 있도록 디지털 안티에이징 기술을 사용해 그를 얼굴을 과거로 돌려놨다. 3시간 29분의 러닝타임에도 졸지 않고, 충분한 만족감을 느꼈다면 5월 애플tv+를 통해 공개될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러닝타임 3시간 20분)으로 넘어가자. 스코세이지가 연출을 맡고 그의 두 남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로버트 드니로가 함께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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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 드라이버’, 드라마 '카지노’
한국형 안티히어로물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유전자조작 실험체로 키워진 소녀는 그곳에서 탈출해 처음 세상으로 발을 디딘다. 자동차 문짝 정도는 간단히 날리고, 자연 치유 능력까지 갖춘 '인간 병기’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는 노발대발하며 요원을 보내 사라진 소녀를 추격한다. '마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마녀2’)은 마블 또는 DC코믹스에서나 볼 법한 초능력 캐릭터와 거대한 악의 세계의 대결을 그린다.
2018년 개봉한 '마녀’가 3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확보하며 두 번째 작품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마녀2’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겨 한국형 안티히어로물의 그다음 작품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박훈정 감독은 데뷔작 '신세계’부터 '브이아이피’ 까지 남성 중심의 서사를 다뤄왔다. '마녀’ 이후엔 여성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영화의 재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나 '마녀’를 통해 발굴된 김다미, '낙원의 밤’에서 전여빈이라는 배우를 활용하는 능력만큼은 인정받았다. 1408:1의 경쟁률을 뚫고 '마녀2’의 주인공이 된 신시아 배우 역시 지난해 2개의 신인 여우상 트로피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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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티탄’
2021년 만들어진 영화 중 최고작이라는 데는 이견이 따르겠지만 가장 논쟁적인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강동원은 시사회에 참석한 이후 "내가 지금 뭘 본 건가"라는 글을 남겼는데 '티탄’이 개봉된 이후 그의 말은 온라인상에서 계속 회자됐다.

주인공 알렉시아는 어릴 적 자동차에 묘한 성적 쾌감을 느낀다. 교통사고로 머리에 티타늄을 박는 수술을 한 뒤부터다. 알렉시아는 차량 전시장에서 춤을 추는 댄서로 살아가다 자신에게 치근덕대는 남성을 살해하게 된다. 그 일을 시작으로 수차례 사람을 죽인다. 도주를 위해 10년 전 실종된 소년 아드리안으로 변장한 뒤 그의 아버지 뱅상을 찾아간다. 뱅상은 그를 아들로 받아들인다.

기계와의 사랑, 무분별한 살인 같은 '저세상’ 소재와 찐득한 영상이 결합했다. 금속과 화염, 피와 기름 등의 이미지가 스크린을 타고 흘러내린다. '티탄’은 제74회 칸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평단으로부터 인간과 사물, 남성과 여성, 세속과 종교라는 이분법적 경계를 해체하는 영화라고 평가받았다. 당시 심사위원단도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선사했으니 이에 동의한 셈이다. 심심한 일상에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면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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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래쉬’ '로우’

#길복순 #아이리시맨 #마녀2 #티탄 #O!리지널

사진제공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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