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만남보다 광주 온 이유에 집중"...전두환 손자, '주먹밥' 소회

박지혜 2023. 5. 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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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를 대신해 사죄한 그의 손자 전우원 씨가 지난 17일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 전야제 행사 중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를 만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우원 씨는 또 "주먹밥을 만드는 과정에서 TV 속에서만 보던 분을 뵀는데 '와 이런 일이 저에게도'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카메라 수십 대가 제 앞에 있으니까 기쁨과 놀라움도 잠시, 바로 걱정과 두려움으로 바뀌었다"며 "여기서 이분을 만난 거에 집중하기보다는 제가 왜 이 장소에 와 있는지, 제가 5월 17일에 광주에 오게 된 이유가 뭐고 제가 전야제에 있는 이유가 뭔지, 여기서 제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민주화 운동을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 그분들의 희생을 조금이라도 많은 분에게 전파할지 집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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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를 대신해 사죄한 그의 손자 전우원 씨가 지난 17일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 전야제 행사 중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를 만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우원 씨는 이날 오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제가 이름도 많이 들어보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정치인분들도 어쩌다 보니까 만나게 돼서 인사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까지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죽기 전엔 만날 수 없는 TV 속 인물들이 현실 세계에서 나타나네’라는 일차원적인, 신기한 마음이 컸다”면서도 “‘분명히 정치인분들이랑 같이 있으면 사진이 많이 찍히고 여기에 대해서 기사가 써질 수도 있는데 정작 저는 그분들을 TV에서 많이 뵀다는 거 외에, 저 스스로 가볍게 조사를 해본 거 외에는 아는 게 하나도 없는 분들이어서 함부로 말을 걸고 그분들이랑 주도적으로 사진 찍는 게 두렵더라”라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전우원 씨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오월 주먹밥’ 나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1980년 5월 광주 공동체를 재현한 시민난장에서 우연히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우원 씨는 또 “주먹밥을 만드는 과정에서 TV 속에서만 보던 분을 뵀는데 ‘와 이런 일이 저에게도’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카메라 수십 대가 제 앞에 있으니까 기쁨과 놀라움도 잠시, 바로 걱정과 두려움으로 바뀌었다”며 “여기서 이분을 만난 거에 집중하기보다는 제가 왜 이 장소에 와 있는지, 제가 5월 17일에 광주에 오게 된 이유가 뭐고 제가 전야제에 있는 이유가 뭔지, 여기서 제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민주화 운동을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 그분들의 희생을 조금이라도 많은 분에게 전파할지 집중했다”고 밝혔다.

우원 씨는 전 씨 일가 가운데 처음으로 5·18 추모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전야제 행사 중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펼쳐진 시민난장을 찾았는데, 이곳에서 이 전 대표와 함께 주먹밥을 빚게 됐다.

5·18 당시 광주 시민과 상인들이 계엄군에 맞서는 시민을 위해 주먹밥을 만들던 현장을 오월 어머니집 회원들과 함께 재현한 것이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주황색 앞치마를 두르고 비닐장갑을 손에 끼운 채 직접 빚은 주먹밥을 시민에게 나눠줬다.

이 전 대표는 우원 씨와 주먹밥을 빚은 뒤 “정말 우연히 만났는데 진정성 있는 행보가 광주 시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보수 정당의 정치인들도 뭔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저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아마 광주 시민을 포함해서 많은 대한민국 국민이 저분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퇴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추모식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도 ‘우원 씨와 만날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특별히 계획을 갖고 있진 않지만 계기가 된다면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제43주년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우원 씨는 18일 할아버지 전 씨가 역사적으로 ‘학살자’라고 평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위선자인 것도 같다. 왜냐하면 정말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했으면 국가를 이루는 국민의 희생이 있을 때 그분들의 목숨과 삶을 할아버지 본인의 목숨과 삶의 소중함만큼 생각하고 그분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보가 이어져야 하는데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떻게든 그때 있었던 그분들의 희생을 폄훼하고 왜곡함으로써 할아버지 본인의 과오가 조금이라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셨고 그런 걸 보면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중 하나로만 기억되는 게 아니라 한 개인의 욕심이 먼저이고 국민을 생각하지 않았을 때 얼마나 잔인한 비극이 일어날 수 있는지 되새기고 기억할 수 있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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