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유상증자 참여 주주들 `대박' 수익에 '함박웃음'
기사내용 요약
유상증자 반년 만에 수익률 60% 웃돌아
NDA 제출 완료…신약승인 기대감 지속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HLB의 주가가 올 들어 가파르게 뛰면서 앞서 자금 조달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지금의 주가와 당시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비교하면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현재 60%를 웃돌고 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현재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률이 더욱 확대될 여지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2410억 규모 유증…반년 만에 수익률 60% 웃돌아
당시에는 HLB의 유상증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목적이 무엇이 됐든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는 소액주주에게 손을 벌리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특히 증자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만큼 지분 희석에 대한 우려도 상당했다.
주가 역시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다. HLB가 최초 유상증자를 의결했던 지난해 8월 당시 주가는 4만5000원대에 거래됐지만 연이은 하락에 한 달 만에 장중 3만원대까지 추락하는 등 부침이 이어졌다. 주가가 내리면서 공모 규모 역시 최초 유상증자 결의 당시(3256억원)보다 846억원 가량 줄었다.
하지만 HLB 주주들의 생각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내리막을 타면서 역설적으로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은 줄었고, 유상증자를 통해 비교적 싼 가격에 저가 매수가 가능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실제 HLB는 구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청약에서 106.01%의 초과청약을 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신약 성공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HLB는 신뢰를 보내준 주주들에게 높은 수익으로 화답하고 있다. HLB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40% 가까이 뛴 상태다.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의 경우 현재 60%를 넘는 수익을 거두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HLB의 전일 종가는 3만9600원으로 유증 발행가액인 2만5200원 대비 57.14% 높다. 여기에 HLB가 유상증자 신주 상장 직후 주당 0.0429778주의 주식 배당을 실시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역산하면 수익률은 60%를 웃돌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신약개발 첫 투자 후 15년 만의 결실…NDA 제출 완료
HLB의 리보세라닙 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인고의 시간이었다. 지난 2003년 미국 어드벤첸 연구소에서 신약후보물질로 개발을 시작한 리보세라닙은 2007년 LSK바이오파트너스(현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글로벌 판권을 사들이며 비임상 과정을 거쳤다. 이후 2008년 진양곤 당시 현대라이프보트 대표가 코스닥 상장사인 이노GDN을 인수하며 인연을 맺게 돼 엘레바에 투자를 시작하며, 장장 15년에 이르는 항암제 개발 여정을 거쳤다. 15년만에 NDA 제출을 완료하며 1차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순탄치 않은 시간이었으나 간암, 선낭암, 위암 등 다양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며 HLB는 미국 바이오 기업에 단순 투자했던 기업에서 이제는 완전한 바이오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이 과정 중 세포치료제, 펩타이드치료제, 치료백신 등 차세대 신약물질을 개발하는 자회사를 인수하며 강력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물론, 역량 있는 전문 연구인력들도 대거 갖춘 단단한 바이오 기업이 됐다.
HLB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항암 신약물질에 대한 미국 NDA를 진행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나 신약 개발 능력이 최근 10년 내 크게 성장해 주요 암학회 발표나 유명 학술지 게재 건 수가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비즈니스 모델이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에 국한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HLB의 신약개발 여정은 분명 눈에 띄는 행보로 평가된다.
HLB의 시가총액이 현재 4조8000억원 안팎에 머물러 있음을 고려 시, 앞으로 진행될 FDA의 CMC(제조공정) 점검, 우선심사, 상업화 준비 등 각종 이벤트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주가도 계속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종 목표인 신약 허가까지 이룰 경우 어느 정도까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기업이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길이기 때문이다. 미국 엑셀리시스, 일본 에자이 등도 모두 항암제 신약성공을 통해 단번에 수십조원의 기업가치를 일궈낸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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