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곡물협정' 중단 위기 모면…2개월 연장 합의

튀르키예 대통령, TV 연설 통해 합의 사실 공개
중단 위기 딛고 협상 만료 하루 전 극적 타결
우크라이나 밀, 옥수수 등 곡물 수출선 흑해 운항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 통과 기다리는 곡물수출선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도 흑해를 통해 곡물 무역이 가능하도록 하는 '흑해 곡물협정'이 중단 하루 전 가까스로 2개월 연장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우리나라(튀르키예)의 노력, 러시아의 지원, 우크라이나의 헌신 덕분에 (흑해 곡물) 협정의 2개월 추가 연장이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도 협정 연장 사실을 확인했다. 우크라이나는 합의를 환영한다면서도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화하며 협박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도움이 필요한 나라를 위해 합의했지만 곡물협정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그대로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협정을 연장하면서도 자국산 농산물과 비료 수출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요구사항을 내걸어 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후 흑해 봉쇄로 고조된 세계 식량난 완화를 위해 지난해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의 흑해 곡물 협정을 맺었다.

협정은 120일 기한으로 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 3월 두 번째로 연장됐으나, 러시아는 두 번째 연장의 기간이 120일이 아닌 60일로 오는 18일 종료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자국산 농산물과 비료 수출을 보장한 협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 은행에 대한 금융 제재를 풀지 않을 경우 협정을 탈퇴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8일을 앞두고 4개 협정 당사자가 협상을 벌였으며, 이날 오전에는 협정 중단 전 마지막 곡물 수출선이 우크라이나 항만에서 출항했다. 만약 협정이 연장되지 못해 밀과 옥수수 수출이 막힐 경우 세계 식료품 물가에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협정 연장으로 한고비 넘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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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미현 기자 marialmh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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