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콘텐츠는 무엇일까? … <인공지능 콘텐츠 혁명> 저자 고찬수 PD

2023. 5. 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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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고찬수
진지함을 못 견디는 시대다. 재미가 우선인 예능의 시대다. 이는 정보를 접하는 주요한 매체가 문자에서 이미지 와 영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 아닐까. 요즘 젊은 층들이 영상에 열광하는 이유도 문자 텍스트보다 영상 콘텐츠가 더 진입하기 쉽고, 재밌기 때문이다.

미디어나 콘텐츠에 대한 생각도 완전히 달라졌다. 이전 시대에는 책이 콘텐츠의 보고였다면, 이제는 그 자리를 웹툰이나 유튜브가 차지하고 있다. 이전만 해도 모르면 ‘네이버’에 물어본다고 했는데, 이제는 ‘유튜브’에 물어본다고 하는 세상이다.

그때문인지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PD 중에서도 예능PD가 뜨고 있다. 교양 프로그램도 어느새 얼마나 흥미롭게 접근하느냐를 두고 고민한다. 심지어 시사 프로그램에도 이야기의 흥미 요소를 부각하고, 재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접근한다. SBS의 <꼬리에 꼬리는 무는 이야기>나 KBS의 <역사저널 그날>이 그런 프로그램이다.

PD 전성시대다. 나영석, 김태호 PD는 그들이 만든 프로그램 만큼이나 영향력도 방송계를 뒤흔든다. 그런데, PD의 세계에는 프로그램 제작 PD들만 있는 건 아니다. 방송환경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공부하고, 미래의 매체 환경 변화를 주도하는 PD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고찬수 PD다. 그는 <스마트TV혁명>, <인공지능 콘텐츠 혁명>, <결국엔 콘텐츠>, <버추얼콘텐츠 메타버스 퓨처> 등 방송 환경과 관련한 책을 연달아 출간하고 있다. 그는 1995년 입사 이후 25년이 넘는 시간을 KBS에서 예능PD로 일하고 있다. 웹콘텐츠 관련 프로젝트를 3년 정도 진행하기도 했고, 지금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의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그에게 방송의 미래, 콘텐츠의 미래에 대해 물어봤다.

- PD님은 스스로를 어떤 캐릭터라고 생각하세요?

저를 소개하는 용어로 ‘미디어 공상가’라는 말을 가끔 사용하기도 했었는데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직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지만, 다가올 미래에 폭발력을 가진 것들을 찾아내서 소개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죠.

- 관심사가 아주 많으실 듯한데, 요즘 어떤 분야나 일에 주목하고 계신가요?

콘텐츠 분야의 변혁, 말하자면 인공지능,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아요. 요즘은 유튜브나 틱톡 같은 인터넷 기반 영상콘텐츠 플랫폼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중이구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그리고 통신기술의 발달로 기존의 미디어 그룹들이 도태되고, 이 자리를 새로운 플랫폼들이 차지하고 있는 현상이 흥미롭거든요.

웹콘텐츠들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시대의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이 미디어 산업을 재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죠. 다양한 콘텐츠 장르, 즉 웹콘텐츠나 OTT(over the top), 웹툰이나 영화에서의 흐름도 꼼꼼히 지켜보면서 전체적인 방향을 읽고 있어요.

- AI 시대에 앞으로의 콘텐츠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인공지능 시대의 콘텐츠 현상 중 가장 중요한 게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글, 음악, 그림, 그리고 영상 콘텐츠까지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창작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주었죠.

과거 영상 제작은 여러 명의 전문가들이 모여야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죠. 촬영하고 편집해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숙련된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는 아주 고도의 전문 영역이었죠. 그런데, 유튜브의 등장과 스마트폰 카메라의 대중화로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프리미엄급 영상 제작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어요.

인공지능,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의 기술들은 개인이 기존의 권력과 조직으로부터 독립해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이고요.

-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기획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어떤 습관을 가져야 할까요?

기획자들에 필수적인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입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찾아 공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새롭게 알게 된 것과 기존의 것들을 융합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는 나만의 것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모르는 것을 발견하면 관련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자신의 기존 지식에 결합하는 습관입니다.

- 요즘 챗GPT가 나와서 다들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듯합니다.

정말이지 ‘ChatGPT 혁명’이라고 불려도 될 정도로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제가 쓴 <인공지능 콘텐츠 혁명>이 나왔던 2018년에는 인공지능의 콘텐츠 창작에 대해 다들 반신반의 했었는데, 5년이 채 지나지 않아 인공지능의 창작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듯해요.

앞으로 인공지능 콘텐츠 창작 시대가 빠르게 앞당겨질 듯해요. 미드저니 등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지능들은 전문 디자이너 수준의 사진과 그림을 누구나 창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니까요. 글을 입력하면 원하는 영상을 창작해주는 인공지능도 상용화 단계에 들어와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도구를 잘 다룰 수 있다면 누구나 글, 음악, 그림, 영상 콘텐츠를 전문가 수준으로 창작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되었어요.

- 인공지능이 만능이 아니잖아요. 잘못된 정보를 계속 주입하는 경우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고요. 그에 대한 우려가 많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인공지능의 민주화(AI Democracy)라는 개념은 두 개의 의미가 있어요. 하나는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되어져야 한다는거구요. 그래서 환경, 인구 문제 등의 해결에 활용하는 사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 기술이 거대 자본을 가진 대기업에 독점되면 안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모든 개발자들에게 인공지능을 개방하는 움직임이 있는거구요. 인공지능도 인간이 개발한 도구이므로 결함이 전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인류가 불완전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간이 가진 능력을 특정 분야에서는 뛰어넘을 수는 있죠.

일부의 우려처럼 편견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만들어질 수는 있지만, 결국은 사람들에 의해 활용되어지는 인공지능만이 경쟁에서 계속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선택으로 미래 인공지능의 모습이 결정되지 않을까 합니다.

- 스태프와의 협업, 그리고 리더의 책임감을 <결국엔, 콘텐츠>에서 많이 강조하셨어요.

가능한 모든 상황을 스태프들과 공유하려고 해요. 함께 만드는 창작물에서 모든 스태프들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끼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가진 정보를 함께 알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보에서 배제가 된 스태프들은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자신의 것으로 느끼기 어렵거든요. 주인의식을 가진 스태프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초자산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을 좀 들려주세요.

지상파 방송사들의 존재감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환경이 되었어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방송사 브랜드를 활용해서 젊은 소비자들도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지상파 방송만의 콘텐츠를 기획해 보려고 합니다. 이미 웹콘텐츠와 OTT 콘텐츠로 이동해버린 시청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 수 있으려면 좀 더 과감하고 적극적인 기획이 필요하니까요. 인공지능, 블록체인, 메타버스 기술의 발달로 콘텐츠 산업이 혁명적인 변화를 하고 있는데, 콘텐츠 창작자들의 미래를 예측하는 책도 구상 중이에요.

사진 제공 : 고찬수
신기수 (문화기획자, 즐거운예감 대표 / with@artwit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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