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U에 발목잡히나…중간심사보고서 사실상 ‘어깃장’

안서진 매경닷컴 기자(seojin@mk.co.kr) 2023. 5. 1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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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한-유럽 4국 노선, 경쟁 제한”
부정적 견해 내놓으며 합병 난기류
대한항공 “우려 해소안 내놓을 것”
EU 문턱 못넘으면 합병 물건너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시장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7일(현지시각) 대한항공에 예비조사 결과를 담은 중간심서보고서(SO· Statement of Objection)를 발송했다. 집행위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이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4개의 노선에서 여객 운송 서비스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집행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 사이의 여객·화물 운송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양사 합병 시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간 4개 노선에서 승객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U는 지난 2월부터 양사 기업 결합 최종 심사 2단계 심층 조사를 진행 중이다. EU가 보낸 SO는 집행위 심사 규정에 따라 진행되는 절차다. 대한항공은 SO 발부에 따라 일정 기한 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동시에 6월까지는 경쟁제한 우려 해소 방안을 담은 시정조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EU 집행위의 우려를 해소하고 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EU 경쟁당국의 SO 발행은 2단계 기업결합 심사 규정에 의거해 진행되는 통상적인 절차”라며 “SO에 포함된 경쟁당국의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답변서 제출 및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한국을 포함한 총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현재 EU, 미국, 일본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2단계 심사에서도 EU 문턱을 넘지 못하면 나머지 국가의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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