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전두환은 학살자…가족들 5·18 부정 비자금 탄로날까 발악하는 것"

고(故) 전두환씨 의 손자 전우원 씨가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을 하루를 앞둔 17일 광주 동구 메이홀에서 진행 중인 '오월 어머니들의 그림 농사' 전시전을 찾아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 News1 김동수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5·18 민주화 운동 43주년을 맞아 자신의 할아버지를 "학살자이자 위선자"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전씨 일가와 그 주변에서 5·18 등의 진실을 부정하는 이유에 대해선 "비자금 문제가 불거지지 않기 위한 발악이다"며 비자금이 탄로날까 두려워, 역사가 잊히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우원씨(27)는 1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어제 광주에 내려왔다"며 이번까지 "광주에 4번째 왔다"고 했다.

우원씨는 전두환 오른팔 장세동 전 안기부장이 "전우원은 5·18 때 태어나지도 않았다"며 우원씨의 사죄행보에 대해 못마땅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온 국민, 전 세계가 역사를 배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제가 그때 태어나지 않았어도 충분히 배우고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며 "그냥 잊힌 역사로 되면서 피해자들의 한이 안 풀어지는 경우에는 그 후대 세대가 충분히 사죄를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역사를 잊은 민족한테는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라고 했다.

진행자가 "옆에서 보기에 (전두환 측이) 역사나 사실, 진실을 부정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어떤 자존심 때문이냐"고 묻자 전우원씨는 "자존심도 크고 가족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는 것도 되게 클 것 같다"며 그런 측면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그분들 입장에서는 역사가 잊혀야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 아닌가"라며 "그냥 자존심에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아는 바로는 비자금 문제도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다.

즉 "비자금 관련된 문제가 최대한 불거지지 않으려면 사람들이 최대한 이 일에 대해서 잊고 혹시나 기억하더라도 그냥 '그런 일이 있었나 보다'라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만 기억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는 것.

우원씨는 이를 "발악 아닌 발악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할머니(이순자), 아버지(전재용) 등 자신의 가족을 향해 '발악하고 있다'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부탁받자 우원씨는 "간단하게 말하면 학살자이고 또 위선자이다"며 "전직 대통령 중 한명으로 기억되는 게 아니라 한 개인의 욕심으로 얼마나 잔인한 비극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되새기고 또 기억할 수 있는 그런 비극의 사례인 것 같다"고 뼈아픈 평가를 내렸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