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도시 부산] ④ 해수면 상승 대비한 '노아의 방주' 해상도시
유엔 해비타트 "기후 난민 1만2천명 거주"…재해 대응 등은 과제
[※편집자 주 = 지구 온난화는 해수면 상승과 기상 이변 등을 야기하고 자연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화석연료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도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47%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했습니다. 연합뉴스는 탄소중립 도시로 전환을 추진하는 부산시의 정책과 기후산업, 해결과제 등을 다루는 기획 기사를 매일 1회, 모두 10편을 송고합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남태평양 섬나라인 사모아는 해수면 상승으로 저지대 주민이 소멸할 위기를 맞고 있다라면서 세계가 기후 재앙에 대응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몰디브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난처로 바다 위에 떠 있는 해상도시를 조성한다.
이처럼 바다로 둘러싸인 작은 섬나라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지도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걱정한다.
해수면 상승은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18일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이 2100년까지 최대 평균 8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조사원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의 고탄소 시나리오를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 적용해 분석한 결과, 이런 해수면 상승 전망 정보를 얻었다.
여름과 가을에 태풍 영향을 많이 받는 한반도에서 해수면이 지금보다 상승해 폭풍해일이 해안가를 덮치면 어떻게 될까.
대형 태풍이 내습할 때마다 해일 피해를 경험한 부산의 입장에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월파와 침수 피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해수면 상승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서 대안을 모색하는 해상도시가 부산에 생긴다.
부산시는 유엔 해비타트(UN-HABITAT·인간 정주 계획)와 협력해 2030부산엑스포 전시장 앞바다에 2028년까지 해안지역 기후 난민을 위한 대안공간인 해상도시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다.
도시와 인간 정주 분야를 담당하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유엔 해비타트는 2019년 해상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부산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물 위에 떠 있는 해상도시인 '오셔닉스 부산'은 육지와 다리로 연결한 해상 부유식 플랫폼 3개, 전체 6.3㏊ 규모로 설계해 1만2천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해상도시의 핵심 시설인 부유식 플랫폼은 거주, 연구, 숙박 등의 목적으로 설계된다.
부산시는 유엔 해비타트와 협력해 해상도시를 해안지역 기후 난민을 위한 대안공간으로 활용한다.
태양광 패널로 해상도시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생산하고 물을 포함한 자원을 재활용해 지속 가능한 해상도시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유사시에는 해상 도시를 바지선 등을 이용해 다른 해양 공간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2억달러에 이르는 건설 예산은 사업 시행자인 미국 블루테크 기업 오셔닉스가 부담하고, 부산시는 해양 공간과 각종 인허가를 지원한다.
시와 오셔닉스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기본·실시설계와 관련 부서 협의를 거치고 2027년 착공해 2030엑스포 개최 이전에 해상도시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조선학회, 한국항해항만학회, 한국해안·해양공학회, 한국해양공학회, 한국해양학회, 한국해양환경·에너지학회 등 6개 학회로 구성된 한국해양과학기술협의회도 해상도시 조성사업에 힘을 보탠다.
부산시와 협약을 체결한 이들 단체는 지속 가능한 해상도시 시범사업과 관련한 과학·기술적 자문, 비전 수립, 해상 스마트시티 실현을 위한 신규사업 발굴 등을 지원한다.
부산도시공사도 해상도시 연구동아리(워터월드)를 결성하고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정책, 해상구조물 건설기법 등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로서 해상도시를 연구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해상도시 추진은 탄소중립 선도도시로서 '그린 스마트 도시 부산'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친환경 스마트 기술이 집약된 미래 탄소중립 도시의 테스트 베드(시험장) 역할을 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전략과 해양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해상도시 조성에는 해결과제도 남아 있다.
먼저 태풍과 지진해일과 같은 자연재해 때 어떻게 안전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바다 특성상 파도에 의한 건물의 흔들림을 완화해야 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서 에너지 공급 문제도 해상도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북항은 영도와 방파제로 둘러싸여 먼바다에 오는 큰 파도로부터 주요 시설물을 보호해주는 안전수역"이라며 "비정상적인 환경 조건에도 대비해 설계하고 선체 하부에 에너지 설비, 담수 장치 등을 배치해 안정적인 무게 중심을 만들어 바람과 파도로 인한 흔들림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정현 박사는 "부산은 해양 수도를 지향하는 해양도시로서 지속 가능한 해양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그린 스마트 해상도시를 실현해야 한다"며 "폭풍해일 등 해양 재해에 대비한 적극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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