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테슬라 평전엔 안 나올 비화 궁금하다면? '인물사담회'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스티브 잡스와 테슬라. 이 이름이 나란히 적힌 것을 본 사람들 대부분은 이들과 관련된 회사를 생각했을 것이라 짐작한다. 또 그중엔 자신의 투자 창 속 빨간색과 파란색 비율이 연상돼 일순간 울고 웃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들과 오드리 헵번, 고르바초프, 노스트라다무스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잘 알지 못하는 유명한 인물이라는 정도. 또 하나라면, EBS '아는 사람 모르는 이야기, 인물사담회'(이하 '인물사담회')에서 이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자세히 다뤘다는 데 있다.
지난달 17일 첫 방송된 '인물사담회'는 세기의 업적을 세운 영웅 또는 세계사를 뒤흔든 인물들을 본격적으로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다. 그들의 일대기와 업적은 물론 과오와 사생활, 밝혀지지 않은 비밀 등을 통해 동시대 역사와 시대 환경 등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백과사전 혹은 위인전 식의 일대기가 아닌 쉽게 접할 수 없던 이야기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인물을 다양한 면을 살핀다.
그런 의미에서 '인물사담회'란 제목은 이보다 더 직관적일 수 없다. 잠시 짚었던 것처럼 이 프로그램은 매주 달라지는 주인공에 대해 몰랐던 이야기를 자세 다루고, 아는 것을 넘어 다소 논쟁적인 요소들도 놓치지 않는다. 또 그 인물이 현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도 짚는다. 진행을 맡은 개그우먼 장도연과 방송인 배성재, 공학박사 곽재식 교수는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쌓인 궁금증과 차진 입담으로 시청자를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인다. 여기에 매주 주인공에 대해 깊이 탐구한 전문가가 인물을 다각도로 분석해 이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덕분에 단순히 역사 속, 위인전 속 인물에 대한 수업이 아닌, 살아 숨쉬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또 재미있게 전해 듣는 느낌이다. 때로는 사적인(私) 이야기를, 때로는 혹은 시간이 흘러 역사(史)에 남을 이야기를 넘나들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사실, 프로그램 설명만 접했을 땐 마치 교양 수업의 연장선일 듯한 딱딱함에 거리감부터 들었다. 이는 유쾌하고 똑똑하기까지 한 진행자가 있음에도 좁힐 수 없는 간극이다. 하지만 첫 방송에서 다루는 인물이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구 소련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이어질 테슬라, 스티브 잡스 등을 제치고 첫 방송에서 그를 다루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외려 궁금해졌다.
그렇게 들어본 고르바초프의 사담은 소련의 당 서기장이 되기 전부터 그의 죽음 이후까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10대 시절 고향에서 콤바인 기사로 일했던 고르바초프는 이 경험으로 모스크바 대학에 특례입학했다. 대학 시절 만난 연인과 결혼해 46년을 함께 살았으며, 대통령 퇴임 이후 글로벌 명품 회사 등의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정치적 압박으로 곤궁해진 그가 설립한 재단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반전 ‧평화주의자이자 사망 전까지도 전쟁만은 안 된다며 목소리를 냈던 고르바초프에 대해 전문가로 함께한 류한수 교수는 "세계 평화를 추구한 위인이지만, 공산주의라는 낡은 이념을 고수했다는 면을 동시에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진 '인물사담회'에는 경제면을 뜨겁게 달구는 이름, 테슬라를 만났다. 다만 전기차 이름이 아닌, 그 안에 들어있는 모터를 발명한 사람이자 에디슨의 라이벌로도 유명한 과작자 니콜라 테슬라다. 에디슨이 직렬 전기로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자신의 회사를 차렸을 당시 그의 회사에 입사했던 인물로,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교류 전기 공급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에디슨의 '교류는 위험하다'는 흑색선전으로 곤란에 처하자 방어하기 위해 대중 앞에서 제가 발명한 코일을 감고 25만 볼트 실험을 감행했다. 결과는 대성공. 그렇게 19세기 전류 전쟁은 테슬라의 승리로 돌아간다. 하지만 현재에 와선 배터리와 스마트폰, 태양열 모두 직류로 돌아가고 있다. 다만 전기차는 직류로, 그 안의 배터리는 교류로 돌아간다. 결국 테슬라와 에디슨의 관계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집집마다 컴퓨터를 들여놓는 퍼스널 컴퓨터 시대를 열게 한 스티브 잡스가 회사 운영을 위해 뽑았던 CEO에게 해고당했다가 복귀하게 된 이야기. 인류에게 불어닥친 재난, 재해. 1999년 종말론으로 여전히 중심에 서 있는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가 사실은 의사였으며, 의사에서 예언가가 된 배경. '로마의 휴일' 속 공주로 여전히 회자되는 배우 오드리 헵번의 유년 시절과 히틀러의 상관관계, 또 "내가 이 역할을 하려고 평생 리허설을 했다"던 말의 의미까지. 여러 감정이 회오리쳐 요약하기엔 차마 아까운 '인물사담'이 EBS 홈페이지에서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한다.
OTT 플랫폼이 늘어나고, 볼 것들이 많아지면서 볼 것들을 선택해야 하는 매일을 사는 우리. 어떤 날은 볼 것이 많아 선택해야 하고, 또 어떤 날은 볼 것이 너무 없어 주변에 '추천'을 요청한다. 그럼에도 그 선택지에 항상 EBS 채널은 빠져있었다. 매번 OTT 구독료는 선택적으로 내면서, TV 수신료 나가는 건 매번 까먹기 때문에, 그 수신료에 EBS 채널이 포함된다는 건 아마도 모르는 시청자가 많아서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추천하고 싶다. 필자도 자주 잊지만, EBS 채널에도 볼 프로그램이 많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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