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우크라 탱크 지원 촉구하던 영·독, 전투기도 “백악관에 달려” 압력
英 “조종사 훈련은 고려…지원은 계획 없어”
“美가 탱크 지원해야 우리도 보낸다”던 독일
“우리는 F-16 없어…백악관의 결정에 달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력 전차 지원을 두고 미국의 움직임을 촉구하던 서방 주요국 영국과 독일이 전투기 지원을 두고도 미국을 압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봄철 대반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도 서방의 전투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타국에 제공할 수 있는 최상급 기종인 F-16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게 될지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F-16 전투기에 대한 분명한 선호를 밝혔고 F-16의 우크라이나 공급 결정은 최종적으로 백악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월리스 장관은 영국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훈련하는 것은 고려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피스토리우스 장관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F-16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에 공급될 수 있을지, 조종사들이 훈련받을 수 있을지는 최종적으로는 백악관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우리(독일)는 F-16 전투기가 없다”며 “독일 공군의 토네이도 전투기도, 유로파이터도 훈련하기가 힘들고 다른 많은 부속품이 너무 비싸서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주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과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인 탱크를 지원할 때도 미국의 지원 동참을 압박한 바 있다. 영국은 올해 1월 우크라이나 최대 지원국인 미국보다도 앞서 서방 국가들 가운데 처음으로 주력 전차인 ‘챌린저 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독 정상 간의 전화통화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자국과 서방 각국이 보유한 독일산 탱크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려면 미국도 주력 전차인 M1에이브럼스를 지원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영국과 네덜란드는 지난 16일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유럽평의회(CoE) 정상회의 이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공중 전투력을 제공하기 위한 연합을 구축해 훈련에서 F-16 전투기 조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지난 1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런던을 방문했을 당시 “영국은 전투기 지원 연합체의 핵심 국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추가 군수 지원 방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번 만남은 모든 것이 전투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은 우크라이나에 직접 전투기를 제공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영국과 네덜란드 역시 전투기를 직접 공급할 수는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한 것은 폴란드가 옛 소련제 미그-29 전투기 14대를 보낸 것 정도다.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서방 전투기로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하면 전쟁이 확대될 것을 우려하는 동시에 전투기 지원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최신형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호소해 왔다. 특히 미국산 전투기인 F-16의 지원을 강력 요청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가브릴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지난 8일 보도된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100km 이상 거리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할 수 있는 방공망보다 더 정교한 것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F-16 같은 최신 전투기를 제공해달라고 파트너에 요청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1972년에 개발된 F-16은 현재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미 공군의 주력 기종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미 공군은 F-16보다 작전범위나 비행성능, 무장 등에서 훨씬 앞선 F-15를 비롯해 최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 및 F-22 등을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F-16 외의 전투기들은 미국이 해외에 지원·배치·수출할 때도 까다로운 검토 과정을 거치고, 특히 F-22는 동맹국에도 수출하지 않는 현시대 최강의 전투기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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