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에 막힌 초고층...현대건설, 공사비 증액 기회 놓쳤다

박채은 기자 2023. 5. 1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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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변 최대 재건축 아파트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49층 설계'가 없던 일로 됐습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이 어제(16일) 총회를 열고 35층에서 49층으로 설계 변경하는 안건을 올려 투표에 부친 결과 부결됐습니다. 조합원 2천300명 중 1천980명이 투표한 가운데 찬성 634명, 반대 1천297명이었습니다.

설계 변경을 반대하는 일부 조합원들은 어제 투표 직전까지 총회가 열린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김경식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조합원은 “이주비 이자에다가 공사비 인상까지 다 감안한다고 하면 49층을 세웠을 때 우리 단지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조합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조합 측은 "한강 조망, 남향 세대가 늘고 동과 동 사이 거리가 늘며 주거 환경이 쾌적해질 것"이라면서도, 49층으로 설계를 변경할 경우 이주비와 공사비, 금융비용 등 2천억원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서울시가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의 층수 규제를 풀면서, 조합 입장에서는 초고층 아파트 프리미엄을 노릴 수도 있었던 기회를 공사비 부담 앞에서 반납한 셈입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층수를 30층에서 40층으로 높인다면, 전체적인 설계 도면 자체를 변경시켜야 한다. 하중 등 모든 것이 바뀌기 때문에 내진 설계부터 시작해서 다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천억 비용 부담에 '49층' 포기…다른 한강변 재건축 영향은?

“원자잿값이 올라서 현대건설은 처음 계약한 공사비로 절대 공사 못 합니다. 49층 설계 변경으로 공사를 새로 계약해야 기존 계약을 없앨 수 있으니, 우리는 완전히 반대할 수밖에 없죠.”

어제 열린 총회 현장에서 반대에 투표를 던지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한 조합원의 주장입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49층 설계 변경 시 공사비가 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총회 투표가 가결돼 49층 설계 변경이 가능해졌다면 현대건설은 공사비를 높여서 새로 짤 명분을 찾을 수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됐습니다.

원자잿값이 오르고 높은 금리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공사와 조합 사이 공사비를 둘러싼 논란은 재건축 현장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도 공사비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가 마찰을 빚어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갈등 양상에 입주가 더 늦어질까 하는 우려도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조합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신반포4차(49층)을 비롯해 대치미도 아파(50층), 여의도 시범아파트(65층), 대교아파트(59층), 공작아파트(49층), 이촌 한강맨션(68층) 등 또 다른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이 초고층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어급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49층' 계획이 공사비 부담에 없던 일로 되면서, 초고층을 추진하고 있는 이들 단지의 행보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서진형 교수는 "조합원들이 재건축을 고층으로 하게 되면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는 인식 때문에 반대 의견들이 많이 형성된 것 같다"며 "이번에 고층 재건축이 부결되면서 다른 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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