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 라미란 살리려 두 발로 섰다..비극 속 피어난 '기적 엔딩' [나쁜엄마][종합]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연출 심나연, 극본 배세영, 제작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7회에서 영순(라미란 분)은 강호(이도현 분)의 홀로서기를 준비했다.
스물다섯 밤이 지나 새끼들을 보내는 엄마 돼지처럼, 암 선고를 받은 영순은 언젠가 자신 역시 강호와 헤어져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인생을 비관한 영순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그를 구하던 강호가 두 발로 일어서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며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1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7회 시청률은 유료가구 기준 전국 7.5%, 수도권 8.2%를 각각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타깃2049 시청률 역시 2.1%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위암 4기 판정을 받은 영순은 수술과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손을 쓰기엔 너무 늦은 것. 그러나 이대로 슬퍼하고 좌절하며 무너질 수만은 없었다. 영순은 마음을 다잡고 아들 강호가 혼자의 힘으로 살아갈 방법을 가르쳤다. 지금까지 영순이 강호의 손발이 되어서 해주고 있는 일상의 일부터 해식(조진웅 분)과 자신이 지켜온 돼지 농장을 관리하는 일까지, "하나하나 떠올리고, 차근차근 배워보자"라고 다독이며 알려줬다.
영순의 운명은 참으로 기구했다. 부모와 남편을 차례로 떠나보내고, 아들은 사고 이후 목숨만 부지했으며, 자신조차 암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도 불행은 끝이 아니었다. 트롯백(백현진 분)의 반발 시위도 모자라, 설상가상 하루아침에 돼지 농장이 문을 닫게 된 것이었다. 이에 영순은 모든 것을 잃은 듯 망연자실했고, 조우리 마을 사람들은 미안함에 차마 위로조차 할 수 없었다.
읍내 농약사에 네일숍을 연 미주(안은진 분)도 영순네 소식을 접하게 됐다. 특히 영순이 제초제를 구입했다는 이야기에 불안한 생각이 스쳤다. 아니나 다를까 강호와 함께 해식의 묘를 찾은 그의 손에는 농약이 들려 있었다. 영순에게 이제 남은 건 절망뿐이었지만, 뜻밖에도 강호는 집에 있는 돼지 '사자'를 떠올리며 "사자가 자라서 새끼를 낳고, 또 새끼를 낳으면 다시 농장 할 수 있어요"라고 희망 섞인 위로를 건넸다. 다행히도 그 말에 영순은 극단적 생각을 접었다.
그러나 영순은 확실히 전과 달랐다. 먼저 박씨(서이숙 분)와 정씨(강말금 분)에게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전했고, 훗날 강호를 위한 재산들을 정리하기 위해 변호사도 만났다. 무엇보다 강호가 삼식(유인수 분)과 목욕탕에 다녀오는 길, 영순은 그를 데리고 곧장 재활요양원으로 가 입소 신청을 했다. 갑자기 낯선 이곳에서 엄마 없이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 강호는 아이처럼 울고 불며 매달았다.
영순은 강호를 두고 그 길로 집에 돌아왔다. 그는 홀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집 안을 정리하고 곱게 단장도 마친 영순은 두 통의 편지를 남겼다. 하지만 그사이 강호는 재활요양원을 빠져나왔다. "혼자서 좋은 데 가요?"라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던 엄마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낀 것.
강호는 지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휠체어 바퀴를 굴리고 또 굴렸다. 한참을 달리던 강호의 손톱에는 피가 흘렀고 마을에 다다라서는 비까지 내렸다. 영순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순간, 이를 발견한 강호가 두 다리를 안아 들었다. 이어 그는 휠체어에서 일어나 두 발로 서며 기적과도 같은 엔딩을 장식했다.
이날 강호와 이별을 준비하는 영순의 모습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모든 것을 끝내고 떠나려 한 영순 앞에 보란 듯 일어선 강호. 과연 두 사람에게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 가운데 조우리 마을로 얼떨결에 불시착한 소실장(최순진 분), 차대리(박천 분)는 예기치 못한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강호의 비밀이 담긴 UBS를 발견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로써 우벽(최무성 분)과 기업의 위기를 무마해 주던 '검사 최강호'가 사실은 그 비리를 폭로한 장본인이란 반전이 드러난 것이었다. 여기에 TV 속 태수(정웅인 분)를 보고 그에 대한 기억 조각을 떠올리는 강호의 모습까지 그려지며 사고 전 강호가 세운 '빅 픽처'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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