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실종'도 심각한데…"호박벌, 지구온난화로 스트레스"

김인한 기자 2023. 5. 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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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벌이 꽃가루를 옮길 때 체온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호박벌이 무더운 날 꽃가루를 옮기면 스트레스가 심해지거나 치명적 체온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호박벌은 미국과 유럽에서 농업의 주요 수분 매개자이자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특히 무더운 날 호박벌이 수집하는 꽃가루 양과 수분 활동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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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벌, 꽃가루 1㎎ 옮길 때 체온 0.07℃씩 상승
본인 몸무게 3분의 1 해당하는 꽃가루 옮기기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연구팀이 호박벌이 꽃가루를 옮길 때 체온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호박벌이 꽃가루를 옮길 때 체온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박벌은 농작물과 식물 수분(受粉·꽃가루받이) 역할을 하는 곤충으로, 벌이 꽃을 날아다니면서 꽃가루를 옮겨야 열매가 맺힌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호박벌 적응력이 떨어져 화분매개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에 따르면 엘사 영스테트 응용생태학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이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호박벌은 세계적으로 개체와 종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상황으로 그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꼽힌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벌의 활동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연구를 실시했다. 이를 위해 주변 온도와 벌의 크기 등을 고려해 호박벌의 체온을 측정했다.

그 결과 호박벌은 꽃가루를 옮길 때 체온은 1㎎당 0.07℃씩 올라갔다. 호박벌은 먹이활동을 하며 수집한 꽃가루를 뒷다리에 붙여 가져갔다. 꽃가루 덩어리가 클 때는 호박벌 몸무게 3분의 1에 달해 체온이 상승하는 사실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호박벌이 무더운 날 꽃가루를 옮기면 스트레스가 심해지거나 치명적 체온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벌들의 활동 가능 온도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고, 동식물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호박벌은 미국과 유럽에서 농업의 주요 수분 매개자이자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특히 무더운 날 호박벌이 수집하는 꽃가루 양과 수분 활동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호박벌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꿀벌이 폐사하고 세계 곳곳에서 꿀벌과 호박벌 등의 멸종 위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 여파로 과수농업에 심각한 타격과 지구 생태계 교란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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