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제가 마이애미를 응원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필라델피아 닥 리버스 감독과 조엘 엠비드를 좋아하는지라 응원하는 팀중 하나였는데 아쉽게 떨어져버려서 속상합니다. 더불어 시리즈가 끝난후 리버스 감독마저 경질되었던지라 여러모로 안타깝네요. 전략적인 부분은 물론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하는 리더십 등 많은 부분에서 롤모델처럼 여기고 있던 지도자중 한분이셨거든요”
지난 기사에서 다룬 서부 컨퍼런스에 이어 이번에는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승자예상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자 김성철(47‧195cm) 전 원주 DB 수석코치는 대뜸 필라델피아 얘기부터 꺼내들었다.
“솔직히 필라델피아가 이길 것 같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5차전까지 앞서고있었고 엠비드와 제임스 하든도 꾸준한 활약을 가져가고 있었으니까요. 후아…, 그런데 역시 제이슨 테이텀이 스타는 스타더라고요. 6차전에서 3쿼터까지 부진하다가 막판에 그렇게 봇물치듯 경기를 터트려버릴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리고 거기서 제대로 살아나서 7차전까지 지배해버렸고요. 필라델피아를 응원하던 입장에서 다 이긴 경기를 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척 원통했습니다(웃음)”
최근 몇 년간 보스턴은 꾸준한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제이슨 테이텀(25‧203cm)이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스윙맨으로 자리를 잡아가는가운데 제일런 브라운(27‧198cm) 또한 ’원투펀치‘의 한축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마커스 스마트(29‧191cm), 말콤 브록던(30‧193cm), 샘 하우저(25‧201cm), 데릭 화이트(28‧193cm) 등 전체적으로 젊고 재능많은 선수들 위주로 팀이 짜여있는지라 향후에도 꾸준한 강팀으로 군림할 가능성이 높다. 올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중 한팀으로 평가받고있는 모습이다.
“솔직히 보스턴이 지난 시즌만큼의 포스는 안나오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만큼 지난 시즌 임팩트가 강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 비록 준우승에 그치기는 했지만 지난 시즌 보스턴은 도저히 질 것 같지않은 느낌을 줬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그래도 보스턴은 보스턴이네요. 앞서 언급한데로 제 응원팀 필라델피아가 다 잡은 듯 싶었지만 지고말았잖아요. 플레이오프같은 큰 경기에서는 한끗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만큼 그래서 보스턴이 강팀인가 싶기도해요. 테이텀의 승부사 기질도 제대로 빛난 것 같고요”
LA 레이커스와 덴버 너게츠의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이 앤서니 데이비스(30‧208cm)와 니콜라 요키치(28‧211cm)의 빅맨 대결에 맞춰져있다면 동부는 리그 최고의 스윙맨을 가리는 장이 될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스턴에 테이텀이라는 최고의 스몰포워드가 있다면 상대인 마이애미 히트는 지미 버틀러(33‧201cm)가 팀을 이끄는 중이다.
“버틀러가 확실히 뜨거운 감자인 것은 맞나봐요. 국내 농구 팬들 중에서도 버틀러 때문에 마이애미를 응원한다는 분들이 적지않은 듯 싶더라고요. 큰 경기에 강한 승부사 기질에 감동을 담은 성장 스토리까지 가지고있어 마음이 가나봐요. 그만큼 보스턴과 마이애미의 승부도 박빙일 듯 싶어요. 밀리고있던 승부도 한순간에 뒤집어버릴 수 있는 타짜 기질의 테이텀과 버틀러가 있으니까요. 아마 경기가 시작되면 서로간 자존심 싸움도 대단할 것 같아요”
버틀러가 워낙 굵직한 임팩트를 남기고있어서 그렇지 마이애미 또한 좋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하고있다. 뱀 아데바요(26‧206cm)와 타일러 히로(23‧196cm)는 버틀러에게 몰리는 수비를 이용해 다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들이다. 던컨 로빈슨(29‧201cm)은 한물갔다는 혹평도 받고있지만 지난 밀워키와의 시리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언제든지 치명적인 한방을 날려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문슈터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겠지만 보스턴의 테이텀-브라운, 마이애미의 버틀러-아데바요 등은 상수로 봐야겠죠. 이들 팀내 핵심 선수들을 다른 동료들이 얼마나 잘 받쳐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봅니다. 한번씩 예상밖 미친 선수가 나오는 팀은 만세를 부를 것이고요.(웃음) 더불어 제가 슈터 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히로나 로빈슨 등의 플레이에 관심이 많습니다. 슛하나를 던지기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다니고 수비를 속이려 애쓰는 모습에서 감정몰입을 할 때도 적지않았습니다. 승패는 너무 어려운 문제고요. 개인적으로는 히로나 로빈슨 등이 뛰고있는 마이애미를 조금 더 응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마이애미의 승리를 바라는 배경에는 좀더 큰 이유가 있다. 다름아닌 국내 2호 NBA리거를 꿈꾸는 이현중(23‧202cm) 때문(?)이다.
“마이애미는 버틀러도 무섭지만 히로나 로빈슨이 좋은 활약을 해주고있는 팀이잖아요. 에릭 스폴스트라감독이 그런 선수들을 잘 써먹기도 하고요. 히로나 로빈슨을 보면 왠지 나중에 (이)현중이도 저런 팀에서 저들처럼 쏠쏠한 활약을 펼쳐줬으면 하는 바램이 들어요. 다들 알다시피 현중이가 운동능력이나 개인기로 승부하는 유형은 아니잖아요. 다양한 형태의 스크린을 받아서 슛기회를 가져가거나 빈공간을 찾아다니다가 받아먹는 슈팅을 주무기로 하고있는데 지금 저 자리에서 뛰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상상도 들게되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현중이 잘되기를 바란다. 이현중의 성공은 이현중 개인뿐 아니라 한국 농구의 미래, 새로운 길 개척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철 또한 얼마전 미국에 들렸을 때 직접 만나고 오는 등 이현중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한동안 전문 슈터들이 많은 역할을 가져가다가 최근 들어서 다시 줄어드는 추세더라고요. 그런 와중에 주춤하던 로빈슨이 플레이오프에서 몇경기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마이애미 또한 슈터들의 역할을 많이 살려주는 전술을 펼치는 것 같아서 이현중이 생각났습니다. 감독마다 성향이 가지각색인지라 슈터 역할에 대한 경중이 다르겠지만 이현중이 잘풀려서 자신의 색깔을 살릴 수 있는 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보스턴보다 마이애미를 조금 더 응원하는 개인적인 이유입니다.(웃음)”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본인제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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