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이 밝힌 건강, 그리고 '택배기사' [인터뷰+]
"자부하건대, 제가 이곳에 있는 누구보다 건강할 겁니다. 예전보다 더 건강해졌다는 소견을 오래전에 받았고, 건강검진에서도 모든 게 정상이었고, 제가 느꼈을 때 체력적으로도 더 좋아졌어요."
배우 김우빈이 돌아왔다. 영화 '외계+인 1부'와 tvN '우리들의 블루스'에 이어 '택배기사'까지 비인두암 판정을 받고 회복에 힘쓴 지난 2년의 세월을 만회하려는 듯 쉴 틈 없이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택배기사'는 김우빈이 원톱 주연으로 극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이전의 작품보다 더 큰 무게감이 느껴진다.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엇갈리는 평을 받고 있지만,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에서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한 '택배기사'였다. 김우빈은 이전보다 여유 있고 건강한 미소를 보이며 "시청 시간과 조회수가 너무나 큰 숫자라 오히려 와닿지 않지만, 그럼에도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면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과 난민 사월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김우빈이 연기한 5-8은 탁월한 힘과 센스로 택배기사 중에서도 '최강'이라고 평가받는 인물. 김우빈은 완벽한 피지컬과 연기톤으로 5-8을 연기하며 이야기를 이끌었다. 원작에서 5-8이 사월의 조력자에 그쳤다면, 김우빈을 만난 5-8은 이야기의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선다.
영화 '마스터' 이후 조의석 감독과 다시 만난 김우빈은 '택배기사'의 기획 단계부터 함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빈도 "언제 '택배기사'를 제안받았는지, 첫 만남이 기억이 안 난다"고 밝혔을 정도. 김우빈은 "'외계+인'과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을 연이어 마친 후 휴식을 생각하던 차였는데, 작품 설명을 들으니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걱정과 다르게 체력이 많이 좋아져서 무리 없이 촬영을 마쳤다"고 전했다.
"작품을 볼 때 관객, 시청자 입장에서 보려고 해요. 재미가 있는지 가장 우선으로 보죠. 그 후에 이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동의하는지, 캐릭터가 호기심을 자극하는지, 누구와 함께하는 작품인지 등을 생각하는데, 작품마다 선택하는 이유가 다르긴 해요. '택배기사'는 그 모든 과정이 만족스러웠던 거 같고요. (웃음)"
원작이 있는 작품이고, 김우빈 역시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해당 작품을 찾아봤지만 "이 작품은 원작을 참고해 다른 이야기를 만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극 중 사월이 원작과 달리 남자 캐릭터가 된 것에 조의석 감독은 "김우빈이 5-8을 연기해서, 멜로처럼 보일 거 같아 그랬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웃으면서 "그건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사월 역을 맡은 강유석 배우에 대해 "만난 순간부터 '사월이 맞네' 싶었다"며 "밝은 에너지와 눈빛, 장난스러운 행동들과 애교까지 그냥 사월이었다. 스스로가 빛나는 배우라 저는 리액션만 했다"면서 애정이 담긴 눈빛을 보였다.
강유석 외에도 김우빈은 자신과 함께한 신인, 조연 배우들의 이름과 인스타그램 계정 ID를 자신의 계정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보고 각각의 배우들을 찾아보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소소하지만 애정이 담긴 김우빈의 행동에 "세심하다"는 찬사가 나왔다.
"빛나는 배우들이에요. 정말 멋있고요. '택배기사'를 보신 분 중 '이 친구는 누굴까' 검색해본 사람들도 꽤 계실 거라 생각해요. 저는 그저 작은 힌트를 드렸을 뿐이에요."
'택배기사'는 혜성 충돌로 황폐해진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이 때문에 촬영 대부분을 블루스크린 앞에서 진행했고, 후반작업에만 1년의 세월이 소요됐을 정도로 CG에 공을 들였다. 김우빈은 "'외계+인'을 13개월 동안 촬영하면서 빔을 쏘고, 하늘을 날고, CG 연기는 진짜 다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역시나 어려웠다"면서 촬영 후일담을 털어놓았다. 택배를 운전할 때마다 5-8이 태우던 담배 연기까지 CG로 구현해 냈다. 김우빈은 "생각보다 너무 생생했고, 이걸 본 지인들이 걱정하겠네 싶어질 정도였다"면서 만족감을 보였다.
"처음엔 감독님이 제 건강을 걱정해서 '네가 한다고 하면 흡연 장면을 모두 빼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5-8이 담배를 피우는 게 더 캐릭터에 맞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담배 모형을 들고 연기하기로 했어요. 제가 흡연 경험이 있으니까(웃음) 담배 연기에 눈을 찌푸리거나, 담뱃재를 털거나 하는 걸 계산해서 연기를 하고 나중에 모니터할 때 감독님께 말씀드렸어요. 감독님도 이미 다 이해하고 계시더라고요."
모델 출신의 큰 키와 강인해 보이는 인상으로 '택배기사'를 비롯해 '싸움짱' 역할을 주로 연기했지만, 김우빈은 "제가 얼굴만 잘하게 생겼지, 진짜 싸움을 못 한다"며 "싸움을 못 하는 역할도 정말 잘할 수 있다고 꼭 써달라"고 부탁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정의롭고 올바른 이미지에 대해서도 "저는 좋고, 바른 사람이 아니다"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제 꿈은 원래 모델학과 교수였어요. 좋은 모델이 되고자, 무대 위에서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연기 수업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매력을 느꼈고, 지금도 그 연장선에 있는 느낌이에요. 연기를 시작하고 난 후 감사하게도 제 능력보다 많은 것들을 많은 것들을 맡겨 주셨고, 그에 부응하기 위해 채찍질하며 저의 20대를 보낸 거 같아요. 지금도 연기를 대하는 마음은 비슷하지만, 예전엔 낯을 많이 가려 힘들었다면 요즘은 편안하게 작업하려 해요.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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