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SSUE]EPL 문턱 습관성 좌절…쌍용차도 후원했던 '루턴 타운의 기적' 일어날까

이성필 기자 2023. 5. 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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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루턴 타운이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선덜랜드를 이기고 PO행이 확정된 순간 기뻐한 팬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내려왔다. ⓒ연합뉴스/REUTERS
▲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루턴 타운이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선덜랜드를 이기고 PO행이 확정된 순간 기뻐한 팬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내려왔다. 선덜랜드 원정 팬들을 놀리는 루턴 타운 팬들 ⓒ연합뉴스/REUTERS
▲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루턴 타운이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선덜랜드를 이기고 PO행이 확정된 순간 기뻐한 팬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내려왔다. 선덜랜드 팬들과 충돌을 막으려 진을 친 안전 요원들 ⓒ연합뉴스/REUTERS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유럽 축구의 산업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승강제는 쩐의 전쟁으로도 불린다. 승격과 강등에 따라 한 시즌 구단 재정의 규모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가장 관심 많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36라운드까지 꼴찌 사우스햄턴만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이 결정됐을 뿐, 남은 두 팀은 가려지지 않았다. 15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37점)는 1점만 확보하면 잔류다.

16위 노팅엄 포레스트(34점)부터 17위 에버턴(32점), 18위 리즈 유나이티드(31점), 19위 레스터시티(30점)까지 그야말로 전쟁이다. 이들의 잔여 두 경기 일정도 꼬였다. 노팅엄은 우승이 멀어진 아스널과 겨루고 잔류를 확정한 중위권의 크리스탈 팰리스와 싸운다.

에버턴은 울버햄턴 원정, AFC본머스와 홈 최종전을 갖는다. 모두 잔류 확정이다. 리즈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원정 후 토트넘 홋스퍼와 홈에서 만난다. 레스터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 후 웨스트햄과 홈에서 만난다.

토트넘과 뉴캐슬은 각각 유럽클럽대항전 가능성이 열려 있어 패배는 불가다. 일정 자체로만 본다면 에버턴에 조금 더 유리해 보인다. 물론 막판 경기들은 치열함이 시즌 초보다 훨씬 넘치기에 결과 예측 자체가 어렵다.

▲ 루턴 타운의 홈경기장인 케닐 워스 로드. ⓒ연합뉴스/REUTERS
▲ 루턴 타운의 홈경기장인 케닐 워스 로드. ⓒ연합뉴스/REUTERS
▲ 루턴 타운의 홈경기장인 케닐 워스 로드. ⓒ연합뉴스/REUTERS

반대로 현역 시절 맨체스터 시티 중앙 수비수로 뛰었던 전설 뱅상 콩파니가 이끄는 번리가 챔피언십 1위를 일찌감치 확정하며 승격을 확정했고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2위로 뒤를 따랐다. 플레이오프에서는 4위 미들즈브러가 5위 코벤트리와 1차전을 0-0으로 비겼고 2차전에서 승부가 결정났다. 코벤트리가 1-0으로 이겨 극적으로 웃었다.

반대편에서는 3위 루턴 타운이 6위 선덜랜드에 1차전을 1-2로 패하고도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해 다득점에서 앞서 단판으로 치러지는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무엇보다 루턴의 분전이 눈에 뛴다. 루턴은 런던 북서부 지역에 위치한 도시다. 우리로 치면 고양시보다 더 위의 파주시로 느끼면 된다. 보통 우리 지형으로 따지면 고양시를 왓포드, 루턴을 파주로 본다. 인구는 18~20만 명 사이다. 지근 거리 구단이라 루턴과 왓포드 사이 라이벌 의식은 뜨겁다고 한다.

우리와도 인연이 있다. 2016년 유럽 마케팅을 원했던 쌍용자동차로부터 후원을 받았었다는 점이다. 쌍용자동차는 루턴 타운을 통해 A보드 광고 권리 등을 취득해 홍보했다. 4부리그에 있던 루턴 타운에 후원사로 들어갔던 것은 신기한 일이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주로 이, 착륙하는 런던 루턴 공항(LTN)이 있는 도시다. 활주로(Runway)가 한 개라 A321, B737 등 소형기가 주로 이, 착륙 한다. 혹시라도 승격 한다면 원정 가는 팬들에게는 대환영이다. 리버풀, 맨체스터행 부정기편이 있다. 공항에서 경기장까지 차량으로 15분 이동이면 끝이다.

세계적인 국제공항으로 불리고 대형 항공사(FSC)가 주로 취항하는 히드로 국제공항(LHR)은 런던 서남쪽에 위치,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브렌트포드가 있고 남쪽에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개트윅 국제공항(LGW)이 있다. 브라이튼 호브 알비언과 비교적 가깝다. 북동쪽 스턴 스테드 국제공항(STN)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차량으로 48분 정도 걸린다. 템즈강변에 있는 도심 공항인 런던 시티 국제공항(LCY)에서는 지하철로 30분이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홈구장 올림픽 스타디움에 닿는다. 한국에서 런던을 가려고 비용을 아낀 항공권을 발권하면 도착지가 대부분 루턴이나 스턴 스테드다.

루턴은 1885년 11월에 창단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1부리그 경험은 일천하다. 주로 하부 리그를 전전했다. 괜찮은 선수는 흔히 자주 보는 셀링팀의 방식대로 선수를 육성해 이적료를 받는 방식으로 연명했다.

그나마 1986-87 시즌 풋볼 리그컵(현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아스널을 3-2로 꺾고 우승해 유럽축구연맹(UEFA)컵 출전권을 따내는 역사를 창조했다. 다만, 1995년 벨기에 브뤼셀의 헤이젤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유벤투스-리버풀의 유로피언컵 결승에서 벌어진 훌리건 난동으로 39명이 사망하고 454명이 부상한 '헤이젤 참사'로 인해 앙글랜드 클럽팀은 5년(리버풀은 7년) 동안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하는 징계를 받아 루턴 역시 유럽 무대에 나설 기회를 잃었다.

▲ 루턴 타운의 연고지인 루턴에는 유럽 대표적인 저비용 항공사들이 런던 취항 시 이, 착륙하는 루턴 공항이 있다. 경기장 위로 항공기가 날아가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연합뉴스/REUTERS
▲ 루턴 타운의 연고지인 루턴에는 유럽 대표적인 저비용 항공사들이 런던 취항 시 이, 착륙하는 루턴 공항이 있다. 경기장 위로 항공기가 날아가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연합뉴스/REUTERS

루턴의 소원은 EPL지만, 늘 거리가 멀었다. 지난 시즌에는 6위를 차지해 3위 허더스필드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났지만, 1차전을 1-1로 비긴 뒤 2차전에서 0-1로 패하며 승격 PO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풀럼, 본머스와 더불어 노팅엄이 승격 PO를 통한 승격이라는 영광을 누렸다.

영국 매체들은 '루턴의 기적'이 일어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데일리 메일'은 '루턴은 선덜랜드의 희망을 그들 방식대로 구겨 버렸다. 경기력 자체가 완벽했다'라며 PO 1, 2차전에서 보였던 경기력을 주목했다.

익스프레스는 '감독의 역량이 중요한 경기에서 코너킥에 의한 연계 플레이에서 골을 뽑아냈다. 정말 지혜로운 팀이다'라며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웨일즈 출신의 롭 에드워즈 감독은 지난해 여름 왓포드에 부임해 두 달 만에 경질됐고 바로 루턴이 지휘봉을 내줬다. 에드워즈 감독은 2021년 5월 내셔널리그(5부리그)에 있던 포레스트 그린 로버스를 맡아 리그2(4부리그) 승격의 기쁨을 안겼다. 지도력이 있다는 것을 결과로 보여준 것이다.

에드워즈 감독은 "루턴의 강점은 용감하다는 것이다. 우리 스스스로를 믿고 있다. 공격적이고 한 발을 더 내밀어 경기한다. 과거 어려운 시기가 있었기에 현재의 루턴이 있는 것이다. 이제는 (승격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홈구장 케닐워스 로드 스타디움은 최대 1만3,000명까지 수용 가능하지만, 안전을 위해 1만 명대로 관중을 받고 있다. 승격 PO 단판 승부는 영국 축구의 성지인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억눌렸던 루턴 팬들이 9만 명 가까이 수용 가능한 웸블리에 몰리는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다.

해결사는 찰튼 모리스다. 플레이오프에서 침묵했지만, 그는 리그 44경기에서 20골 7도움을 기록했다. 모리스가 터진다면 승격은 따논 당상이라 보고 있다. 오는 28일 단판 승부에서 과연 루턴의 소원은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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