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피플]홍명보 조련 받고 클린스만 기대 하는 설영우, 폭풍 성장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울산, 이성필 기자] "솔직히 잘생겼잖아요. 그리고 넘어지면 바로 일어나서 상대 잡으러 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요."
울산 현대는 지난해 K리그1 우승을 기점으로 여성팬이 상당히 늘었다. 평일 경기에도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팬이 눈에 띄게 보인다. 지난 9일 강원FC와의 주중 경기에도 5,318명의 관중이 찾았다. 예년 같은 시기였다면 1천 명대 수준이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일취월장이다.
이날 경기장 밖에서는 흥미로운 행사가 있었다. 최근 울산 '꽃미남'으로 급부상한 측면 수비수 설영우(25)가 팬들과 가까이에서 만나는 만남의 장이 만들어졌다. '설영우'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여성 팬들이 몰리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 일이 됐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밖에서 행사를 기다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설영우의 모습을 본 뒤 팬들은 기뻐했다. 하프타임, 매점 앞에서 만난 팬 한지윤(27) 씨는 "외모도 외모지만, 상대 공격수를 막고 좋아하는 모습에 호감이 갔다. 잘 성장해서 울산 측면의 1인자가 됐으면 좋겠다. 물론 A대표팀에도 고정적으로 갔으면 좋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한 번 불렀었으니, 앞으로 계속 가기를 팬 입장에서 바랄 뿐이다"라며 행운 기대했다.
설영우는 2020년 울산 현대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2021년 32경기 2골 3도움으로 기록을 쌓았고 지난해에도 34경기 3도움으로 이타적인 모습을 증명하고 있다. 울산 유스 출신으로 성장하면 눈에 띈다는 것을 보인 셈이다.
울산도 준수한 외모에 실력을 갖춘 성장성을 보고 구단 각종 외부 마케팅 행사에 주요 선수로 내세우고 있다. 맏형 이청용, 조현우와 더불어 울산대병원 홍보 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주포지션이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설영우의 강점은 좌우 모두 가능하다는 점이다. 때로는 측면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다. 울산의 오른쪽에는 터줏대감 김태환(34)이 지키고 있지만, 홍명보 감독은 설영우에게도 선발 기회를 주고 있다.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김태환의 나이를 고려하면 체력 안배와 더불어 주전급 젊은 자원이 있는 것이 팀에도 좋아 그렇다.
울산 관계자는 "(설)영우는 마음이 참 좋은 친구다. 어려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지만, 어려운 일을 부탁해도 선뜻 하겠다고 나선다. 팬들과의 만남이라면 개인 일정이나 경기 준비 리듬이 틀어지지 않는, 지장 없는 선에서 충분히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지난 3월 콜롬비아전 직후 김진수(31, 전북 현대)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대체 발탁이라는 행운도 누렸다. 경기 장소가 울산이라 가능하기도 했지만, 사전에 클린스만 감독이 홍명보 감독을 만나 대화를 나눴고 울산 경기를 직접 확인한 뒤 긴급 상황에서 부름을 결정했다. 우루과이전은 벤치에서 직접 관전하며 분위기를 익혔다.
홍 감독은 선수 개인에 대해 쉽게 칭찬하지 않지만, 설영우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로 김진수, 홍철(33, 대구FC)이 번갈아 섰고 박민규(28, 김천 상무)가 시험받았지만, 설영우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원한 A팀 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어린 나이지만, 크로스와 치고 들어가야 하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알고 있더라. 많은 연습을 통해 나온 것도 있어 보이고 스스로 상황 판단도 돋보이더라. 부상 없이 성장한다면 홍명보 감독은 머리가 아프겠지만, 송종국, 이영표, 김진수의 계보를 이어 유럽에 갈 수 있는 측면 수비수가 될 것 같은 느낌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경기를 더 많이 뛰어야 한다. 그래도 홍 감독은 간단하게 "설영우는 잘될 친구입니다"라고 말했다. 애제자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감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6월 A매치부터 점진적 세대교체를 단행한다면 설영우는 호출 1순위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나 내년 파리 올림픽 와일드카드로도 활용 가능하다.
설영우는 지난 14일 FC서울전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선발로 나선 12경기 모두 풀타임이다. 출전 명단 짜기 어렵다는 홍 감독의 행복한 고민 중에도 마음 편하게 내세울 수 있는 자원이다.
양쪽 모두 활용 가능해 왼쪽 측면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오른쪽에서는 김태환, 김문환(전북 현대)과도 흥미로운 경쟁 구도다. 수비수 잘 만드는 홍 감독이 클린스만 감독의 운영에 절묘한 도우미가 된 셈이다. 앞으로 스스로 관리를 잘하면서 크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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