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쉬어가는 풍경] 탐스러운 목단 모습에 가던 길을 잊어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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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접어드니 산과 들 그리고 공원과 가로수 길에는 아름다운 봄꽃 축제를 벌이고 있는 것 같이 화려하다.
예년에는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차례로 꽃들이 피었는데 올해는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봄꽃들이 한꺼번에 피어 봄이 유독 짧게 느껴진다.
다른 색상의 목단꽃들도 아름답지만 흰목단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탐스럽고 하얀 순수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던 그날의 목단꽃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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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접어드니 산과 들 그리고 공원과 가로수 길에는 아름다운 봄꽃 축제를 벌이고 있는 것 같이 화려하다. 예년에는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차례로 꽃들이 피었는데 올해는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봄꽃들이 한꺼번에 피어 봄이 유독 짧게 느껴진다.
벌써 새싹이 돋아 산과 들의 연둣빛이 짙어지고 있다.
매년 4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에는 고등학교 동창회가 열린다. 나는 경기도 광주시내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봄·가을 일 년에 두 번 동창회를 한다. 몇 년 전에도 동창회가 열리는 장소인 식당을 찾으려고 시내 골목길을 걸어가다가 어느 집 정원에 피어 있는 하얀 목단꽃을 보았다. 얼마나 예쁘던지 동창회에 가다 말고 남의 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서 사진을 찍고 말았다. 집 지키는 개가 맹렬하게 짖어 대는 데도 꽃에 정신이 팔려서 한참을 있었다. 그날 본 흰목단을 그렸던 그림이 이번 작품이다.
목단(모란) 그림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부귀와 명예를 상징하고 재물을 불러오는 행운의 꽃으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수많은 화가들이 목단을 그려왔다. 다른 색상의 목단꽃들도 아름답지만 흰목단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탐스럽고 하얀 순수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던 그날의 목단꽃을 잊을 수 없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동창회가 열리지 못했었는데, 올해 동창회가 다가온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목단꽃이 핀다. 올해도 흰목단 꽃이 피면 또 그림을 그릴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나에게, 또 그림을 보는 모든 분들에게도 목단그림이 좋은 기운을 나눠주리라는 마음으로.
한국화가 박진순
인천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인천대학교와 경기대학교에서 교수 활동.
1994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국립현대미술관).
2006 서울미술대상전특선(서울시립미술관).
2006 겸재진경공모대전특선(세종문화회관).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회원.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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