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터진 토레스, 뒤늦은 미래 모빌리티는 해결과제

박찬규 기자 2023. 5. 1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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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이름 바꿨지만 갈 길 먼 KG모빌리티③] 틈새시장 공략하려면 '품질' 뒷받침돼야

[편집자주]쌍용자동차 간판을 떼고 KG모빌리티로 재도약 시동을 걸었지만 해결과제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신형 SUV 토레스가 매월 판매량을 경신하며 흥행가도를 달리지만 후속 모델이 없어 고민이 깊다. 법정관리 기간 중에 미래모빌리티 투자가 지연돼 전기차 생산도 늦은 만큼 경쟁업체를 따라잡기가 힘겹다.

전기 픽업트럭 O100의 디자인 콘셉트 모델 /사진제공=KG모빌리티
▶기사 게재 순서
①간판 바꾸고 승승장구… 선봉장은 토레스
②토레스에 웃었지만 '다양성 부족'은 숙제
③빵 터진 토레스, 뒤늦은 미래 모빌리티는 해결과제

KG모빌리티는 최근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비전을 발표했다. 기업 회생에 집중하느라 미래 모빌리티 계획을 제대로 밝힌 적이 없었는데 큰 행사를 활용, 메시지를 전달했다.

자동차업계는 방식은 나쁘지 않았으나 시장에 영향을 미칠 내용은 없었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잘 할 테니 믿고 도와달라"는 정도였다는 것이다.

KG모빌리티는 과거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소형SUV '티볼리'를 성공 시켰지만 이후 내놓은 렉스턴과 코란도 스포츠 등 픽업트럭 외엔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로 인해 새 주인을 찾아야 했다. 지금은 '토레스' 흥행 덕분에 새 라인업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경쟁 차종에 비해 떨어지는 품질이 문제다.


파트너와 손잡고 속도 낸다


KG모빌리티는 중국 BYD와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이어간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는 토레스가 만든 기회를 전기차 버전 '토레스 EVX'로 이어갈 계획이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20km(자체 측정 기준)를 달리고, 정부 구매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대에 살 수 있다.

토레스 EVX는 전동화 모델임에도 높은 지상고로 설계돼 캠핑 또는 차박 등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다.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착돼 외부 충격에 강하고 화재 위험성도 대폭 낮췄다.

KG모빌리티는 부족한 전동화 라인업을 메우기 위해 우선 내연기관차 기반의 신형 전기차를 통해 SUV 전문기업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토레스 EVX와 함께 공개한 디자인 콘셉트카 O100, KR10 등 3종과 함께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적용한 F100도 개발 중이다.

'O100'은 토레스 EVX의 픽업 버전이다. 단단해 보이는 차체 디자인을 기본으로 도시와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을 누릴 수 있도록 실용성을 강조했다.
대형 전기 SUV F100의 디자인 콘셉트 모델 /사진제공=KG모빌리티
'F100'은 전통적인 SUV에 미래적인 감성을 더한 대형 전기 SUV다. 다양한 구성이 가능한 '키네틱 라이팅 블록 콘셉트'가 특징이다. 코란도의 디자인을 물려받은 'KR10'은 준중형급 SUV로 개발되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앞·뒤 축 모두에 구동모터를 적용하는데 주행 환경과 운전자 선택에 따라 전-후륜 또는 2륜-4륜구동 전환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KG모빌리티는 세그먼트별 라인업 확장이 가능한 380kW급 뉴 EV 플랫폼을 2026년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자동차업계는 KG모빌리티가 '토레스 EVX'로 전동화 포문을 열더라도 출발이 늦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소비자 특성을 간과할 수 있다는 것인데 신차가 시장의 호응을 받지 못하면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소비자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야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며 "테슬라를 비롯한 수입차,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로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분명한 강점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단지 친환경성 때문에 전기차를 사는 게 아니라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을 때 지갑을 연다"고 덧붙였다.


노조 리스크는 여전


KG모빌리티는 렉스턴 스포츠&칸의 부분 변경 모델 '쿨멘'을 최근 출시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는 승용 전기 SUV와 함께 전기버스까지 아우르며 미래를 대비할 계획이다. 과거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려다 인수대금을 내지 못해 계약이 무산된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기버스 생산 노하우를 갖췄고 해외 반조립 생산 파트너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노조 리스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노조가 발목을 잡은 사례가 있는 만큼 이를 우려한 것이다. 노조는 회사가 어려울 때 양보했으니 성과를 나누자고 할 수 있지만 사측은 갈 길이 바쁜 만큼 요구사항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래차 인력 채용과 신공장 건립 등 당면 과제가 산더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토레스로 어렵게 살린 재도약 길목에서 노조가 언제 다시 들고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며 "올해가 재도약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인 만큼 무엇보다 노사관계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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