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텃밭에 깃발 꽂았다…6억 아세안시장 잡을 한국차 시동

오대석 기자(ods1@mk.co.kr) 2023. 5. 1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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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니공장 언론 첫 공개
현대차 인도네시아 브카시 공장에서 현지인 작업자들이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 = 현대차그룹]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차량으로 한시간 넘게 달리면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이 나온다. 자카르타와 인도네시아 최대 항만이자 동남아시아 해운 중심지인 탄중 프리오크 사이에 자리 잡은 이 곳 한 복판에는 현대자동차 브카시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가 아세안 지역에 처음 구축한 완성차 생산거점인 이 곳을 지난해 3월 준공 후 처음으로 매일경제가 최근 단독 방문했다. 공장은 77만7000㎡(약 23만5000평) 규모의 부지와 시설을 갖췄다. 축구장 100개가 들어가고도 남는 크기.

거대한 시설을 둘러보던 중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추고 차체에 모듈화된 부품을 조립하는 의장공장 입구에서 발길을 멈췄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인이 적힌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사진 = 현대차]
현대차 브카시 공장은 엔진, 의장, 도장, 프레스, 차체 공장과 모빌리티 이노베이션 센터로 이뤄져 있다. 공정별로 나눠진 거대 공장이 줄지어 있어 이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카트 이용이 필수다. 공장 내 곳곳에는 부품 등을 담은 컨테이너가 도열해 있었다. 차체 공장에 들어서니 여러 종류의 로봇 팔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용접을 담당하는 로봇만 300대가 넘는다는 게 공장 관계자 설명이다.

의장 공장에서는 현지인 숙련 노동자가 아이오닉5에 단계별로 배터리를 조립하느라 분주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한 전기차 생산 시설이라 현지 방문객이 가장 유심히 보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간당 4대의 전기차가 생산되고 있고,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아이오닉5 외에 전략 차종인 크레타, 다목적차(MPV)인 스타게이저를 비롯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까지 모두 4종의 차량이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연간 생산량은 현재 15만대이지만 향후 25만대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공장 건물 상부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도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100% 신재생 에너지로 차량을 생산한다. 태양광 발전과 지열 발전을 통해 ‘RE100(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달성했다. 전기차는 기후 변화 대응 수단인만큼 생산 과정도 탄소중립에 부합해야 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도장 공정에서는 원적외선 오븐을 적용해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수용성 도장 공법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저감 설비를 통해 대기오염을 줄이는 등 친환경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브카시 공장은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을 넘어 인구 6억명 이상의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의 자동차 시장은 2025년 연간 약 358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된 차량이 아세안 지역뿐 아니라 인도와 아프리카 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의 텃밭이었지만, 브카시 공장이 들어선 이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공장 설립 전인 2021년만 해도 인도네시아 완성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는 13위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7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영택 현대자동차 아세안권역본부장(부사장)은 “일본이 선점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전기차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른 기업들이 하지 못한 현지 협력사 육성, 특히 배터리 생태계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양국 간 협력을 통한 산업의 변화까지 이끌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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