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의회모독" 추궁에 아프간철군반대 외교전문 회람 허용

이상헌 2023. 5. 1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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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모독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하원의 '위협'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당시에 국무부 본부에 보고됐던 철군 반대 외교 전문을 의회에 공개하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 입장에선 해당 전문이 기밀이기도 하거니와 공화당의 노림수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공개를 반대했지만, 국무부 소관 상임위인 하원 외교위 수장이 의회 모독을 거론하며 책임 추궁을 예고하자 입장을 바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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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외교위 양당 수장에 공개"…공화 "철군 실책" 본격 이슈화
공항서 신원증명서 흔들며 탈출 지원 호소하는 아프간인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의회 모독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하원의 '위협'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당시에 국무부 본부에 보고됐던 철군 반대 외교 전문을 의회에 공개하기로 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오늘 하원 외교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위원장과 그레고리 믹스 민주당 간사가 반대 전문을 회람하도록 국무부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파텔 부대변인은 "해당 전문에 나와 있는 개인정보를 적절히 편집해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 제안이 하원 외교위의 정보 요청을 만족시키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매콜 위원장은 2021년 8월 아프간 철군 당시 이를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현지 파견 외교관들의 외교 전문을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블링컨 장관은 기밀을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매콜 위원장은 의회 모독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외교 전문을 공개하는 대신 전문 내용을 브리핑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매콜 위원장은 수용하지 않았다.

매콜 위원장이 요구한 전문은 2021년 7월부터 작성된 것으로, 여기엔 철군하면 아프간 정부가 몰락할 수 있다는 경고와 우려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 외교 전문은 당국자들이 행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견해를 전달하면서 경고음을 울릴 수 있게 허용하는 것으로, 기밀 사안이다.

공화당은 엄청난 인명 피해를 야기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실책에 책임을 묻겠다면서 해당 전문 공개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공화당은 지난 1월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아프간 철군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슈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블링컨 장관 입장에선 해당 전문이 기밀이기도 하거니와 공화당의 노림수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공개를 반대했지만, 국무부 소관 상임위인 하원 외교위 수장이 의회 모독을 거론하며 책임 추궁을 예고하자 입장을 바꾼 셈이다.

파텔 부대변인은 "반대 전문은 국무부에 정말 필수적이며 불가침한 것"이라며 "그것은 전 세계에 있는 인력들이 매우 중요한 이슈에 대해 지휘부와 소통하고 지휘부가 다시 참여하는 수단이지, 정책을 의회에 알리거나 전달하는 통로가 아니다"라고 외교위 요구에 대해 아쉬움을 표명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4월 미 현대사에 치욕을 안겼다는 평가를 받는 아프간 미군 철수 과정에 대한 사후 검토 보고서 요약본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초안을 작성하고 국무부와 국방부가 관여한 보고서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최종 결정은 불가피했지만 옳은 판단이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를 낸 책임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때 탈레반 측과 합의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실행한 철군은 철군 당시 미군 13명과 아프간 민간인 170여명의 희생을 초래한 것은 물론 탈레반이 곧바로 아프간에서 정권을 차지하면서 정책 실패에 따른 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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