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 축소 끝물이라더니…올해도 '사흘에 한 곳씩' 정리

신병남 기자 2023. 5. 18. 06: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월요일 아침 10시부터 19명의 고객이 객장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따라 지난 7년간 약 1000개 점포를 축소한 시중은행들이 이제는 마무리 수순이라는 설명과는 달리 올해도 사흘에 한 곳씩 영업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대은행, 1분기 35곳 축소…수년째 감축에도 비대면화 불가피 토로
당국서 이달부터 점포 폐쇄 기준 올릴 것 예고해 선제 움직임 분석도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1.9.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인근에 있는 한 시중은행 지점. 월요일 아침 10시부터 19명의 고객이 객장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대기 고객 중 한 명인 A씨는 집 근처 은행이 없어지는 바람에 그나마 지하철로 오기가 편한 이 지점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라 지난 7년간 약 1000개 점포를 축소한 시중은행들이 이제는 마무리 수순이라는 설명과는 달리 올해도 사흘에 한 곳씩 영업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점포 폐쇄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이달부터 폐쇄 전 사전영향평가 강화, 내달 공시 확대 등 문턱 높이자 정리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1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영업점 수는 총 2865곳으로 지난해 말 2900곳 대비 35곳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38곳, 5곳 감축했으며 하나은행은 조정 없이 영업점 규모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은 되레 8곳을 늘렸다.

점포 축소 비중이 집중된 KB국민은행은 다른 은행 대비 영업점 운영 규모가 커 축소세가 불가피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1분기 기준 은행별 영업점 수는 △KB국민은행 818곳 △신한은행 746곳 △우리은행 708곳 △하나은행 593곳 순이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전환 테스트베드로 활용한 서울 여의도 '인사이트 지점'을 비롯해 상반기 66개 영업점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영업점이 늘어난 신한은행은 "기업영업 강화를 위해 기업금융센터를 여럿 신설하면서 지점과 출장소 등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 2015년부터 급격히 점포를 줄이기 시작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은행 통합에 따른 중복 지점 정리 등 업무 효율화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3924곳이던 은행 영업점 수는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3000개 아래로 떨어지는 등 지난해부터 2000대로 내려앉았다. 7년 사이 주요 은행 영업점이 1024곳이 줄어든 셈이다. 코로나19로 수년 사이 변화가 감소세가 가팔랐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망 축소에 대한 지적이 많았었기에 앞으로는 최근 몇 년간 처럼 큰 폭의 축소는 없을 것이란 게 업권의 분위기"라면서도 "일부 지점은 생각보다 고객들이 덜 찾는 곳이 있어 효율화 작업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명동에 위치한 일부 지점도 대기고객이 없는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올해 점포 폐쇄에 대한 기준을 더욱 높인다고 예고하자 선제적인 움직임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이달부터 은행들은 점포 폐쇄를 위한 사전영향평가에 외부전문가 2명을 선임해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중 1명은 지역 인사로 선임해 직전보다 점포 감축 절차가 복잡해졌다.

또한 오는 6월 말부터는 신설·폐쇄되는 점포 수를 지역별로 구분해 분기별 공시를 해야 한다. 폐쇄된 점포별 폐쇄 사유와 일자, 대체 수단 지역 등을 상세하게 공개하기에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통보가 어려워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 업무 전반이 비대면 처리가 가능해지는 상황에서 반대로 영업점 축소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공동 영업점, 스마트텔러머신(STM) 도입 등 변화에 따른 오프라인 영업 전략에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