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잇슈]떼인 전세금 벌써 1조원…'적자 전환' HUG 어쩌나

나원식 2023. 5.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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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규모 육박…HUG 대위변제 급증
HUG 13년 만에 적자전환 등 우려에…"자본 충분, 정부와 출자 협의"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의 영향으로 임차인이 제때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이 올해에만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전세보증사고 금액이 1조 1000억원 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런 영향으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갚아주는 보증기관의 여력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해 13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자기자본이 충분하고 정부와 함께 추가 출자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여력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전세보증사고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전세 보증금 사고 급증…HUG는 적자 전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1조 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사고액이 1조 1726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보증사고 건수도 4747건으로 지난해 사고 규모(5443건)에 근접하는 흐름이다.

HUG는 전세금 반환보증 보험을 통해 떼인 보증금을 대신 반환해 주고,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HUG는 올해 4월까지 8144억원을 집주인 대신 보증금으로 갚았다. 지난해 연간 대위변제액은 9241억원이었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지난 2013년 해당 상품 출시 이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1억원에 불과했다가 2018년에 583억원까지 늘었고, 지난 2021년 5040억, 2022년 9241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자 지난해 HUG는 13년 만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HUG의 '2022년 결산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125억 9150만원을 기록했다.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의 경우 적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순이익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HUG 재정 악화 우려…"자본 충분, 정부와 출자 협의"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HUG의 재정 악화로 대위 변제 여력이 줄어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 가입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보증보험에 가입한 가구는 10만 8975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가입 가구(23만 7797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현행법상 HUG는 자기자본의 60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보증 발급이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HUG의 보증배수는 54.4배였다. HUG의 보증 배수가 한도를 넘어서면 보증 보험 운용이 중단될 위험도 있다. 이에 따라 자본금 마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아울러 HUG가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대신 돌려준 뒤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회수하는 금액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채권 회수액은 2020년 2214억원, 2021년 2114억원, 지난해 2179억 원 등 2000억원 대에 그치고 있다. 대위변제 금액 대비 회수율은 2020년 50.1% 2021년 41.9% 2022년 23.6%로 감소했다.

다만 HUG 측은 아직 자본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HUG의 자기자본은 약 6조4300억원가량으로 이미 발행된 보증 상품을 보증한도 내에서 보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증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와 출자를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UG관계자는 "정부와 출자를 논의하고 있는 것은 신규 보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 상품의 대위 변제나 기관을 운영하는 데에는 자체 자금만으로 충분히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회수율이 감소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위변제 뒤 회수하기까지는 통상 2년가량의 시간이 필요한데 최근 급증한 사고 금액에 대한 회수 시점이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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