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님 모시느라 바빠요…‘모임 푼돈’에 러브콜 보내는 은행들 [금융 라운지]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3. 5. 18. 06:03
최근 ‘모임통장’이 금융권 화두다. 4년 넘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아성에 맞서 은행들 시장 진입이 잇따른다. 예금금리 인하에 따른 ‘머니 무브’(시중 자금이 안전 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것),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이후 뱅크런 우려에 맞서 안정성 높은 ‘끈적끈적한(sticky) 예금’ 확보 차원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 기존 통장을 모임 통장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KB국민총무서비스’를 출시했다. 금리 연 0.1% 내외 저원가성 예금이 은행들 중 가장 많아 상대적으로 덜 필요한데도 확보에 열심이다. 앞서 지난 2월엔 토스뱅크가 연 2%대 이자율과 모임카드 혜택을 앞세우며 모임통장을 출시했다. 하나은행과 케이뱅크도 모임통장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모임통장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니다. 이용이 저조해 중단된 경우도 많다. 현재는 카카오뱅크가 편리성과 투명성, 카카오톡 연동을 비롯한 강점으로 지배적 사업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건 최근 예금이탈 추세에 대비해 ‘끈적끈적한 예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끈적끈적한 예금’은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다른 곳으로 쉽게 옮겨가지 않는 상품이다. 급여통장, 모임 통장이 대표적이다. 특히 기업 영업이 필요한 급여통장과 달리 모임통장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번 유치하면 계속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 각광 받는다. 한 은행 관계자는 “모임통장은 매월 현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여러 사람이 같이 쓰기 때문에 은행을 바꾸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효자상품”이라고 했다.
다만 모임통장이 끈적끈적한 예금인 만큼 기존 강자인 카카오뱅크 점유율을 어떻게 뺏어올지가 은행들 고민거리다. 토스뱅크는 체크카드를 여러 장 발급할 수 있다는 점을, KB국민은행은 별도로 통장을 신규 개설하지 않아 편리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은행권 관계자는 “막강한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네트워크를 견제할 ‘한 방’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당분간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위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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