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고금리 신용대출’, 이르면 8월 저금리로 갈아탄다
개인신용대출 대환 한도 2000만원 유력
수요 확대 위해 은행 적극적인 참여 중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이르면 8월부터 고금리 개인신용대출을 ‘저금리 대환대출’ 사업을 통해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기간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사업자대출뿐만 아니라 개인신용대출까지 끌어 쓴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저금리 대환 사업의 이용 가능 대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개인당 한도는 2000만원이 유력하다.
개인신용대출까지 저금리로 대환이 가능해지면 사업을 시작한 지 8개월이 다 돼 가도록 여전히 공급 목표치의 10%도 채우지 못한 저금리 대환대출 사업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우상향하던 금리 기조가 꺾이며 대출 금리도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저금리 대환대출 사업의 수요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1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피해가 확인된 자영업자에 한해 가계신용대출을 대환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8~9월쯤 개인신용대출까지 저금리 대환대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금액은 현재 2000만원으로 논의 중이다”라고 했다.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은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으로 정상경영을 하고 있는 차주의 금리 7% 이상의 사업자대출을 5.5% 이하 저금리 대출로 대환해 주는 정책 사업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물가·금리 상승 등 복합 위기가 심화되자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지원하고자 마련한 민생안정 대책 중 하나다.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진행되는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말 시작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은 지난 15일 기준 6400억원 신청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공급액(9조5000억원)의 6.74%만 소진된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수요가 저조하자 이용 대상과 한도를 확대했다. 애초 손실보전금을 받는 등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점이 입증된 자영업자·소상공인만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었으나,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이라면 모두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대상을 확대했다. 대환 한도도 개인은 기존보다 5000만원 늘어난 1억원, 법인은 1억원 늘어난 2억원으로 확대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용 대상 및 한도 확대 이후 이전보다 3배가량 신청이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저금리 대환 사업은 처음부터 개인신용대출을 포함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업자대출이 막힌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개인대출을 통해서도 자금을 마련한 경우도 상당하다는 이유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개인사업자의 대출 887조원 중 34.3%인 304조4000억원이 가계대출이다.
금융위 역시 자영업자·소상공인 특성상 개인신용대출도 사업자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 하지만 개인신용대출이 사업 목적의 자금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증명할 수 없는 만큼 사업자대출에 한해 저금리 대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업이 시작된 지 7개월이 넘도록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저금리 대환 사업 이용이 계속 저조하자 결국 금융위는 개인신용대출까지 이용 대상에 포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신용대출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실제로 정책의 실효성을 반감시켰다는 것이 프로그램 이용률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위가 개인신용대출을 이용 대상에 포함하는 것만으로 사업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급등하던 대출 금리가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하며 저금리 대환 사업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금리 부담이 줄어드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한, 일부 은행 창구에서 저금리 대환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이용 권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이번 정책 사업의 수요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요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7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에서 “현장에서의 집행과 보완이 중요한 만큼, 전산시스템 구축부터 일선 영업점 준비까지 꼼꼼한 확인과 점검을 부탁한다”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돈이 되지 않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충청남도에서 사업을 하는 A(47)씨는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을 듣고 은행 창구에 갔을 때 은행 직원도 사업을 모른다며 제대로 응대해 주지 않았다”라며 “수소문 끝에 사업자대출을 저금리로 대환하긴 했으나, 주위에 비슷한 처지의 자영업자들은 사업을 모르거나 알아도 은행에서 기피하는 경우가 있어 높은 이자를 여전히 부담하고 있다”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똑똑한 증여] “돌아가신 아버지 채무 6억”… 3개월 내 ‘이것’ 안 하면 빚더미
- [단독] 쉐이크쉑 매장에서 치킨 튀기다 화상 입은 근로자, 손배소 패한 이유는
- 국민주의 배신… 삼성전자 미보유자 수익률이 보유자의 3배
- 특급호텔 멤버십 힘주는데... 한화, 객실 줄인 더플라자 유료 멤버십도 폐지
- “진짜 겨울은 내년”… 세계 반도체 장비 공룡들, 대중 반도체 제재에 직격타
- 오세훈의 ‘미리 내 집’ 경쟁률 50대 1 넘어… 내년 ‘청담르엘·잠래아’ 등 3500가구 공급
- 中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공개… 韓 ‘보라매’와 맞붙는다
- 배터리 열폭주 막을 열쇠, 부부 교수 손에 달렸다
- 사람도 힘든 마라톤 완주, KAIST의 네발로봇 ‘라이보2’가 해냈다
- '첨단 반도체 자립' 갈망하는 中, 12인치 웨이퍼 시설 설립에 6조원 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