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9채 ‘빌라왕’ 공범 등 전세사기 피의자 3명 구속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다수 발생한 서울 강서구 빌라 밀집 지역의 17일 모습. 한수빈 기자

전세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지난해 10월 사망한 속칭 ‘빌라왕’ 김모씨의 공범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수도권 일대에서 1억5000만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새로운 바지 임대인도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5일 빌라왕 김씨의 주요 공범인 A씨(42)와 B씨(38)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별도 사건에서 바지 임대인 역할을 한 C씨(63)도 검거돼 함께 구속됐다. 법원은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이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의 지인이던 A씨와 인천 소재 부동산의 중개보조원이던 B씨는 김씨에게 무자본 갭투자가 가능한 주택 220채를 알선해 전세보증금 37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임차인과 매도인을 주선하는 등 계약 체결에 관여하며 ‘(매물이) 보증보험에 다 가입돼 있다’ ‘임대인이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광고했다.

김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인천 등 수도권 인근 빌라와 오피스텔 1139채를 전세를 낀 갭투자 방식으로 사들인 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지난해 10월 사망했다.

C씨는 2020년 말부터 A·B씨에게 무자본 갭투자에 쓰일 주택 127채의 소유권을 이전받는 등 바지 임대인 역할을 했다. C씨는 명의를 빌려주는 대가로 1채당 100~130만원에 달하는 돈을 받아 총 1억5000만원의 리베이트를 챙겼다. 범행으로 인한 전세보증금 피해액은 170억원에 달했다.

경찰은 김씨의 사망 이후 공범 수사를 이어가던 중 A씨와 B씨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을 목적으로 전세사기에 가담한 C씨(63)를 인지해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르면 오는 19일 세 사람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피의자 3명으로 인한 피해금액은 총 542억원에 달하지만 사기 혐의는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와 추징이 어려워 범죄수익 환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