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밀란, 잘 만났다' B·실바 POM '원맨쇼' 멀티골+아칸지 알바레즈 쐐기골 폭발! 대승 맨시티 2년만 UCL 결승 진출, 수비 '와르르' 대붕괴 R·마드리드 4-0 박살냈다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EPL 맨시티가 2년 만에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1년전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당했던 패배를 되갚아주었다. 맨시티 베르나르두 실바가 결승골 포함 멀티골을 터트렸다. 실바는 경기 공식 PO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는 원정 2차전서 무기력하게 대패했다. 맨시티의 결승전 상대는 인터밀란(이탈리아)이다. 두 팀이 꿈의 무대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충돌하는 건 처음이다.
맨시티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2~202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서 4대0 대승을 거뒀다. 맨시티는 준결승 1~2차전 합계에서 5대1로 크게 앞섰다. 1차전은 1대1이었다. 맨시티와 인터밀란의 결승전은 6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단판승부로 열린다. 맨시티는 2년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서 첼시에 져 준우승에 그쳤다. 맨시티는 인터밀란 상대로 챔스리그 첫 우승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
맨시티는 경기 초반 공격을 주도했다. 볼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좌우 측면을 계속 파고들었다. 맨시티는 3-2-4-1 전형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홀란드, 바로 뒷선에 그릴리시-귄도안-데브라이너-베르나르두 실바, 수비형 미드필더로 로드리-스톤스, 스리백에 아칸지-디아스-워커, 골키퍼 에데르송을 내세웠다. 맨시티는 전반 7분 로드리의 오른발슛이 상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11분 스톤스의 중거리슛도 벗어났다.
레알 마드리드는 밀고 올라오는 맨시티를 자기 진영에서 지켰다. 순간적인 강한 압박으로 맨시티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벤제마-호드리구, 허리에 모드리치-크로스-발베르데, 포백에 카마빙가-알라바-밀리탕-카르바할, 골키퍼 쿠르투아를 세웠다. 1차전을 쉰 센터백 밀리탕이 선발로 복귀했다.
경기 초반 계속 두들긴 맨시티는 전반 12분 홀란드의 헤더가 상대 골키퍼의 몸에 막혔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전 초반 거의 공을 잡지 못했다. 볼점유율이 너무 낮아 역습의 기회조차 적었다.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맨시티는 전반 21분 홀란드의 결정적인 헤더가 레알 마드리드 수문장 쿠르투아의 슈퍼 세이브에 또 막혔다.
몰아친 맨시티는 전반 23분 실바가 선제골(1-0)을 터트렸다. 빈공간을 파고든 실바가 데브라이너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강하게 차넣었다. '거미손' 쿠르투아도 손을 쓸 수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슈팅이었다. 그 골이 맨시티의 결승행을 이끈 결승골이 됐다.
먼저 한방을 얻어맞은 레알 마드리드의 대응은 조금 달라졌다. 완전히 내려앉지 않고 라인을 끌어올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패스 연계가 매끄럽지 않았다. 맨시티의 강한 중원 압박에 패스가 끊어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34분 크로스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때렸다. 레알에 아쉬운 장면이었다.
맨시티는 전반 37분 실바가 추가골(2-0)을 터트렸다. 순식간에 골이 터졌다. 귄도안의 슛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나온 걸 실바가 달려들어가며 머리로 박아넣었다. 실바는 포효했고, 맨시티 홈팬들은 환호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전 초반 전체 라인을 끌어올렸다. 좀더 적극적으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6분 알라바의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2-0으로 앞선 맨시티는 차분하게 대응했다. 서두르지 않았다. 경기 템포를 계속 조절했다. 1년전 맨시티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이 대회 4강에서 무너졌다. 맨시티를 잡고 결승에 간 레알 마드리드는 리버풀을 제치고 우승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18분 모드리치를 빼고 뤼디거를 조커로 투입했다. 중원과 수비라인에 변화를 준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의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공격에 생기가 돌았다. 레알은 수비 뒷공간이 열리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라인을 올렸다. 레알은 후반 25분 크로스를 빼고 아센시오까지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조였다.
맨시티는 후반 28분 홀란드의 결정적인 오른발슛이 맨시티 수문장의 선방에 막혔다. 쐐기골 기회를 못 살린 홀란드는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맨시티는 후반 31분 세번째골(3-0)을 터트렸다. 데브라이너의 프리킥이 아칸지의 헤더 이후 밀리탕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VAR(비디오판독) 이후 골로 인정됐다. 유럽축구연맹은 경기 후 공식적으로 아칸지의 골로 수정했다. 경기 분위기가 맨시티 쪽으로 더 기울었다. 맨시티 홈팬들이 승리를 확신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맨시티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34분 귄도안을 빼고 마레즈를 조커로 넣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추아메니, 세바요스, 바스케스까지 투입했다.
승부가 결정난 맨시티는 데브라이너 홀란드를 차례로 빼주었다. 대신 포든과 알바레즈를 넣었다. 맨시티는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레알은 한골도 만회하지 못했다. 맨시티는 조커 알바레즈가 후반 추가시간에 네번째골을 박았다. 맨시티가 4대0으로 승리하면서 결승에 합류했다. 모든 면에서 맨시티가 레알을 압도한 경기였다. 볼점유율, 패스 정확도, 압박 능력, 골결정력까지 비교가 안 되는 경기였다. 맨시티 역사에 오래도록 남을 완벽한 승리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 대회 전년도 챔피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참패를 당했다.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실바에게 가장 높은 평점 9.0점, 데브라이너에게 평점 8.3점을, 홀란드에게 평점 7.1점, 귄도안에게 평점 7.9점, 그릴리시에게 8.1점을 주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평점은 낮았다. 벤제마 6.1점, 비니시우스 5.6점, 호드리구 6.2점이었다. 유럽축구연맹은 경기 POM(플레이 오브 더 매치)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실바를 꼽았다. 그에 대해 '중요한 두골을 넣었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보였다. 지치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압박도 좋았고, 볼도 잘 빼앗았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맨시티에게 역사적인 승리다. 레알 마드리드가 완전히 무너졌다. 펩 과르디올라의 팀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승리 주역 실바는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아름다운 밤이다. 우리는 강하는 상대를 다루는 걸 알고 있다. 마드리드를 홈에서 4대0으로 깨트렸다. 결승전에 진출해 너무 기쁘다. 나는 키가 작지만 머리를 잘 쓴다. 우리는 우승할 타이밍이 됐다"면서 "나는 인터밀란전을 봤다. 그들은 매우 강하고 수비 조직력이 좋다. 결승전을 어려울 것이지만 우리는 도전할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우승도 원한다. 빨리 회복해서 주말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맨시티는 22일 정규리그 첼시전서 승리할 경우 리그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카르바할은 "이번 경기에서 상대가 너무 잘했다. 맨시티는 우리를 압도했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BBC 전문가 크리스 서튼은 "충격적이다. 맨시티는 환상적인 조직력과 컨트롤을 보여주었다. 맨시티는 준결승 두 경기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너무 잘 싸웠다. 충분히 결승에 갈 자격이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는 첫 챔스 우승을 원한다. 만약 그들이 결승전에서도 이처럼 경기를 한다면 우승할 것이다. 이제 한 경기 남았다"고 평가했다. 통계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은 18일 우승 가능성을 업데이트했다. 맨시티의 우승 확률을 74%로, 인터밀란을 26%로 전망했다. 이 전망치대로라면 맨시티가 챔스 첫 우승을 할 수 있다.
패장 레알 마드리드 안첼로티 감독은 "오늘 경기를 통해 우리는 배워야 한다. 다음 시즌을 생각해봐야 한다. 발전해야 한다. 지난해 우리는 맨시티를 깨트릴 수 있었고 결승에 갔다. 이번엔 맨시티의 차례가 됐다"면서 "맨시티가 더 좋은 플레이를 했다. 결승에 갈 자격이 충분히 된다. 그들은 우리를 시작부터 압박했고, 정말 우리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 전설이자 현 부사장인 부트라게뇨는 "맨시티가 우리 보다 잘 했다. 결승에 갈 자격이 있다. 나는 우리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힘든 밤이지만 그들은 모든 걸 했다"고 평가했다.
승장 맨시티 과르디올라 감독은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홈에서 팬들과 믿기 어려울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임했다. 지난해 레알 마드리드에 져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 아팠던 고통을 오늘 날려버렸다. 사람들은 우리 선수들이 부족했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1년 동안 얼마나 특별한 선수들인지 보여주었다. 우리는 결승 진출에 축하를 해야할 시간이지만 불행히도 그렇게 못한다. 주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위해 싸워야 한다. 내일 다시 우리 선수들과 준비할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은 정말 놀랍다. 실바는 늘 그렇다. 그는 내 인생에서 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이탈리아 팀(인터밀란)과의 결승전은 최고의 선물은 아니다. 그들은 매우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단단히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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