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D-7… 3회 연속 금리동결에 경제성장률 전망치 낮출 듯

박슬기 기자 2023. 5. 18.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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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에선 한은이 3회 연속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예상 경로대로 움직이는 데다 경기침체 우려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감안해 동결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전기·가스요금이 오르고 대중교통비도 인상될 예정이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점은 한은의 고민을 키우는 대목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25일 만장일치로 3.50%인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윤지호 BNP파리바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분석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가까운 시일 내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NP파리바는 한은이 올해 말까지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내년 1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윤 이코노미스트는 "올 4분기에 (통화) 완화사이클이 시작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한은은 이르면 다음 수정경제전망 지수를 발표하는 8월 금통위에서 어조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 기대인플레이션과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은 한은의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전기·가스요금에 이어 대중교통비까지 줄줄이 오를 예정이어서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3.7%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2%)를 웃돌고 있다.

지난 16일부터는 전기요금이 ㎾h당 8원, 가스요금이 MJ당 1.04원 인상됐다. 이번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인한 가계부담은 한달 4인 가구기준 7400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한전과 가스공사에 따르면 4인 가구 월평균 사용량 기준 전기요금은 3020원, 가스요금은 4431원 늘어난다.

여기에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은 지하철 요금을 올 하반기 150원 올리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초 서울시는 지하철 요금을 하반기 300원 올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레일이 물가 상승으로 커지는 서민 부담을 감안해 요금 인상을 단계적으로 나눠서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철 요금을 두번 나눠서 올리는 것이지만 결국 올 하반기에만 총 300원을 인상한다는 얘기다.

하반기 버스 기본요금은 당초 계획대로 간·지선버스 300원, 광역버스 요금은 700원, 마을버스는 300원, 심야버스는 350원 인상된다.

이처럼 공공요금과 대중교통비가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 간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도 오를 전망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한은이 통화정책을 결정·운용할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주관적 전망이지만 실제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경제지표다.

기대인플레이션은 3월 3.9%에서 4월 3.7%로 하락해 11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움직임 등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3.50%)과 미국(5.00∼5.25%)의 기준금리 역전 차는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1.75%포인트는 역대 최대 역전 폭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한국보다 금리가 높으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국내에서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기준금리 이외에 25일 한은이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선 연간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전망치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의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1.5%로 기존보다 0.1~0.2%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를 3.5%로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면서도 올해 근원 CPI(식품 및 에너지 제외) 전망치를 3.1~3.2%로 0.1~0.2%포인트 상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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