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장미 20만 송이'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에 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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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놓은 자녀들을 사회로 내보내는 심정이 이럴까요."
지난 16일 경기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에서 만난 배소정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프로는 트럭에 장미를 싣고 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에버랜드가 키운 이 장미는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기후(Gifu) 국제장미대회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한 '퍼퓸 에버스케이프' 품종이다.
이날 에버랜드에서 만난 분홍빛의 퍼퓸 에버스케이프도 상큼한 레몬향이 더해진 장미향을 내뿜으며 시선을 잡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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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놓은 자녀들을 사회로 내보내는 심정이 이럴까요."
지난 16일 경기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에서 만난 배소정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프로는 트럭에 장미를 싣고 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전 에버랜드에서 키우던 장미 2000그루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정원으로 옮겨졌다. 2013년부터 장미 국산화를 추진해온 에버랜드가 아파트 정원용으로 장미를 내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그루 당 약 100송이의 장미가 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20만 송이의 장미가 곧 입주를 앞둔 아파트 단지를 채우는 셈이다. 강남 한복판 모두가 주목하는 고급 아파트 단지에 대규모 장미 정원을 조성한다는 것은 에버랜드의 자신감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에버랜드가 키운 이 장미는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기후(Gifu) 국제장미대회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한 '퍼퓸 에버스케이프' 품종이다. 덥고 습한 우리나라 환경을 이겨내고 오랜 시간 피어 있는 국산 품종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반적인 장미들은 우리나라의 혹독한 여름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네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미가 폴스스칼렛클라이머란 품종인데 이 장미는 색깔도 선명하고 예쁘긴 하지만 여름을 이겨내지 못해 개화기간이 5월 한 달 정도로 짧다는 치명적인 결점을 갖고 있어요. 이런 결점들이 보완된 장미를 찾기 위해 수많은 접목을 시도하고, 최소 3년간 지켜봐야 합니다."
배 프로가 출근하자마자 지난 12일부터 문을 연 장미원을 가장 먼저 들르는 이유다. 그는 700여 품종 3만여 그루 장미들을 돌보고 있다. 아울러 온실에서 개발된 장미들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병충해에 강하지만 향이 없거나, 향은 좋은데 개화모양이 예쁘지 않으면 안된다. 향도 좋고 예쁘지만 개화기간이 너무 짧은 장미들도 마찬가지다. 까다로운 선발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장미들만 이름을 가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이중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장미들만 최종 국제대회에 출품된다.
이런 장미들도 다시 국제장미대회에서 2년간 깐깐한 심사를 거친다. 지난해 심사 결과가 나온 장미들은 2년 전인 2020년 대회에 출품해 내병충성과 연속개화기간, 꽃이 핀 형태와, 향기 등 9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를 받는데 '퍼퓸 에버스케이프'의 경우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5~10월까지 반년 가까이 꽃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개화기간이 길어 기대가 큰 품종이다.
이날 에버랜드에서 만난 분홍빛의 퍼퓸 에버스케이프도 상큼한 레몬향이 더해진 장미향을 내뿜으며 시선을 잡아 끌었다. 품종이름에 '퍼퓸'을 붙인 배경이다. 에버랜드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장미의 향기들을 향수나 샴푸, 로션 같은 바디·헤어케어 브랜드로 만들어 선보일 계획이다.
배 프로는 올해도 2021년 출품한 스타리가든과 부케드퍼퓸 품종의 국제 대회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공을 들인 만큼 해외에서 인정받는 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말한다. 지난해엔 카니발에버스케이프와 딤핑크에버스케이프, 올해도 옴브레핑크와 핑크페이스트리를 각각 출품했다.
"매일 보는 장미들은 모두 제 자식 같은 기분이죠. 특히 대회에 출품한 장미들은 교배부터 최종 심사발표까지 거의 5년이 넘는 기간이 걸려서 더 기특하고, 아무래도 제가 애착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3년간 매년 두 품종씩 출품했는데 얼마 전에 심사 중인 장미들이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왔습니다. 이번에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용인(경기)=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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