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돌아왔다…서울 부동산 시장 꿈틀
2030 인기 지역, 거래량·가격 모두 회복중…"패닉바잉이 집값 밀어올렸을 때와는 달라"
20·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30대 이하 젊은층 매수가 집중된 지역은 거래량과 가격 모두 살아나는 모양새다. 다만 이른바 30대 이하의 '패닝 바잉(공황 구매)'으로 집값 상승이 본격화됐던 2020년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30 집중 매수 나선 지역, 거래량 빠르게 회복중
서울로 좁혀보면 이 기간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중 6681건 중 34.6%인 2313건이 30대 이하가 체결한 계약이다. 1분기 기준 30대 이하 매수 비중은 △2019년 31.8% △2020년 37.3% △2021년 41.7% 등 급증하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지난해 33.8%로 떨어졌는데 올해 1분기 다시 그 비중이 확대됐다. 비중은 △1월 358건 30.8% △2월 794건 34.7% △3월 1161건 35.8%로 확대되고 있다.
30대 이하 매수자가 서울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인 지역은 송파구로 집계됐다. 이들이 송파구 아파트를 사들인 건수는 212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노원구(191건) △강동구(156건) △강서구(154건) △성북구(149건) △강남구(148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주택 주력 매수층으로 꼽히는 40대의 아파트 매수건수(145건)보다 30대 이하의 매수건수가 더 많았다.
30대 이하 매수자들이 매수에 나선 지역들은 거래량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부동산R114가 올해 1월 1일부터 5월 11일(계약일 기준)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 기간동안 서울 25개구 중 가장 매매량이 많았던 지역은 송파구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서울 전체 거래 9551건 중 9%인 852건이 송파구에서 체결됐다. △강동구 726건 △노원구 712건 △은평구 647건 △강남구 590건 △강서구 484건 등이 뒤를 이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30대 이하 매수가 집중된 지역이다.
2030 집중적으로 담은 지역, 집값 고개 들어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는 4월 둘째주(10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이 강남권에서 가장 먼저 상승 전환했다. 노원은 4월 마지막주(24일 기준) 아파트값이 강북권에서 가장 먼저 상승 전환한 지역이 됐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 84㎡는 1월 말 매매가 18억7천만원에 손바뀜했지만 2월 20억원선을 회복한 뒤 4월 초 21억8천만원에 거래됐다. 같은동 트리지움 전용 59㎡은 지난달 16억7천만원에 팔렸는데 2월 초보다 1억원이 올랐다. 동과 타입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최근 엘스·리센츠 전용 84㎡ 최저 호가는 22억5천만원, 트리지움 전용 84㎡ 최저 호가는 21억5천만원 수준이다.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 전용 59㎡은 지난달 8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11월보다 3천만원이 올랐다. 현재 해당 면적의 최저 호가는 9억원이다.
금리공포 줄고 대출 규제 완화…2030 서울 부동산 '큰 손'으로 재등장
30대 이하 젊은층의 서울 부동산 시장 귀환의 배경은 급등하던 주택담보대출 금리 안정세와 대출 등 규제 완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시중은행 대출 금리는 최저 3% 후반까지 떨어졌고 올해부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규제지역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높여주고 대출 한도도 3억원에서 6억원까지 확대됐다.
특히 1월 말부터 무주택자와 1주택자를 대상으로 판매된 특례보금자리론도 30대 이하 젊은층의 구매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 대상으로 소득을 따지지 않고 최저 3%대로 빌려주는 고정금리 정책 모기지 상품으로 연소득을 기준으로 대출가능금액을 결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적용하지 않는 점이 최대 매력으로 꼽힌다. DSR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DSR 적용시보다 대출 가능금액이 늘어난다.
실제로 30대 이하가 집중 매수했던 노원구의 경우 올해 1~5월 거래된 아파트 중 93.5%가 9억원 이하였고, 강서구(74.6%)와 성북구(87.9%) 등도 거래된 아파트 중 9억원 이하 매물 비중이 앞도적이었다. 다만 송파구와 강남구의 경우 가족 등 특수관계인간 거래나 직거래 비중도 상당해 노원구 등의 거래 양상과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 증가는 금리인상 마무리 국면 및 집값 바닥 인식 속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LTV 규제 완화가 주효했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노원구와 강서구 등 일부지역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으로 대출 환경이 개선되면서 이를 활용한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송파구나 강남구의 경우 30대 이하의 소득 대비 집값이 너무 높기 때문에 집값 조정기 증여성 거래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2030년 패닉바잉, 집값 상승 견인…다시 시작된 2030의 "사자"
2019년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기존 주력 주택 구매층인 40대를 밀어내며 '신흥 구매층'으로 떠올랐던 30대 이하 젊은층은 가파른 금리인상의 여파로 시장에서 밀려났다 최근 다시 '큰 손'으로 다시 시장으로 돌아온 모양새지만 이들의 시장 재진입이 시장 전반에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많다.
지난 집값 상승기에는 사상 초유의 팬더믹 속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에 계속 공급됐지만 최근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고금리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수준이 당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경기침체 우려 등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3년 전 30대가 집중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할때는 사상 초유의 저금리 상황이기도 했고, 추격매수가 이어지며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는데 최근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며 "급매 소진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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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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