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개만이라도…" 금융당국 읍소에 대환대출 협약 나선 은행

이용안 기자 2023. 5. 18.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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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비대면 대환대출의 본격 출시를 앞두고 은행들이 플랫폼사들과 상품 협약에 나서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는 31일 비대면 대환대출 시작을 앞두고 더 많은 은행들이 플랫폼사와 상품 협약을 맺기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시스템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변수지만, 서비스 출시 시점에는 더 많은 플랫폼이 더 많은 시중은행과 상품 협약을 맺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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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대환대출 구상도.

오는 31일 비대면 대환대출의 본격 출시를 앞두고 은행들이 플랫폼사들과 상품 협약에 나서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이 플랫폼 종속 우려로 상품 협약을 망설였지만, 금융당국의 읍소에 가까운 협조 요청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17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페이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모두와 비대면 대환대출 상품 협약을 맺었다. 이외 토스, 네이버파이낸셜, 핀다 등 다른 플랫폼들도 5대 시중은행과 개별적으로 상품 협약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최소 1개 이상 플랫폼들과 모두 상품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는 '비대면-원스톱'으로 여러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비교한 후 갈아탈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그동안은 고객이 대환대출을 하려면 오프라인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앞으로는 한 앱에서 간편하게 비대면 대환대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면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

비대면 대환대출의 흥행은 플랫폼에서 얼마나 더 많은 금융사의 대출을 소개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시중은행들은 연초까지 플랫폼사와 상품 협약 맺기를 꺼려왔다.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면 자신들이 플랫폼에 상품만 공급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에 일부 시중은행들은 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를 활용해 본인들의 앱과 오프라인 창구에서 자사 대출로 고객을 끌어오는 영업 전략을 짜고 있었다.

시중은행들 사이에서 분위기가 바뀐 건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협조 부탁이 이어져서다. 금융당국은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은행의 상품들이 플랫폼에 진열돼야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를 준비하며 진행된 수차례 실무회의에서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은행들에 상품 협약 참여를 독려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소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상황 점검을 위한 간담회에서 은행장들에게 상품 협약을 더 확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은행들이 손쉽게 막대한 이자이익을 벌어들인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고육지책으로 플랫폼과의 상품 협약을 늘린 것도 있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고객이 비대면 대환대출을 통해 손쉽게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돕는데 협조하겠다는 취지다. 플랫폼과 상품 협약을 맺는 게 이익이 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오프라인 점포를 점차 줄이는 추세이기에 플랫폼을 통해 고객 접점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는 31일 비대면 대환대출 시작을 앞두고 더 많은 은행들이 플랫폼사와 상품 협약을 맺기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시스템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변수지만, 서비스 출시 시점에는 더 많은 플랫폼이 더 많은 시중은행과 상품 협약을 맺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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