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제 이슈체크] 엔데믹시대 비대면은 불법?…“누구나 건강한 진료 받아야”

6월부터 비대면 진료 종료… 갈 길 잃은 관련 기업들
코로나 종식 내달부터 시범사업
의료계 반대에 사업확장 불투명
강원지역 일반 비대면 진료 중
주소지 밖 진료 32% ‘전국 2위’
의료인프라 격차로 비대면 관심
디지털헬스케어 매출 성과 속
7월 규제자유특구사업도 종료
국내사업 축소 해외수출 전환
“비대면진료 안전·만족도 입증
접근성 강화 등 법제화 촉구”

오는 6월 1일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단계가 하향 조정되면서 ‘심각’ 단계에서만 한시 허용됐던 비대면진료가 불법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비대면진료의 법제화를 공표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제도화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비대면진료 방식의 불법화 시기가 정해진 가운데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시범사업에 대해 산업계의 양보로 ‘초진’ 문제는 일단락 됐지만 약업계, 의료계의 반대로 사업 확장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강원지역은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통해 이 분야 산업을 선도해나가고 있지만 규제자유특구사업도 오는 7월 4년을 넘기면서 종료되는 상황이다.

의료인프라 열악… 3명 중 1명 비대면 진료도 타지역으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의료기관 소재지별-환자 주소지별 비대면진료 현황’ 자료를 보면 2020년 2월부터 2022년말까지 시행된 비대면진료 3414만 건 중 환자 주소지가 확인되지 않는 건을 제외한 총 3367만 건을 분석한 결과 일반 환자 대상 비대면진료의 경우 주소지 밖 의료기관 진료비율이 21%에 달했다.

특히 강원지역은 코로나19를 제외한 일반 비대면진료 14만3822건 가운데 주소지 밖 진료는 4만6238건으로 32%에 달했다. 이는 전남(41%)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서울(15%)의 두배이상 규모다. 또 일반 비대면 진료의 경우 대부분의 시·도에서 각 주소지 내에서 받은 비대면진료를 제외하면 서울에서 받은 비대면진료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지역의 경우 넓은 면적 대비 인구수가 적어 의료인프라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이 많아 디지털헬스케어 등 비대면 진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강원중소벤처기업청은 최근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강원규제자유특구 사업을 통해 투자유치 2253억원, 관련 매출 497억8000만원, 수출액 288만 달러를 달성하고 63개사 기업을 유치, 389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강원도에 2019년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원주·춘천 일원 총 80만3389㎡)를 지정, 최초로 지정된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는 ‘의료정보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 ‘의료사물인터넷(IoMT) 기반 비대면 의료서비스’ 등 6개 실증특례를 진행 중이다.

■ 관련 기업 국내 시장 반포기 상태…해외 수출로 눈돌려

강원도를 비롯한 국내에서 비대면진료가 정착되려면 의료법 개정이 필수지만 국회 합의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벤처업계는 국내에 큰 희망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비대면 진료 추진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법제화를 지지하고 있지만 대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 등에서도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 관련 벤처기업들은 국내 비대면 의료 관련 규제가 많아 발전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하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의료기기 기반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인 원주 메쥬의 경우 병원 내에서만 원격 모니터링하는 방안으로 국내 사업을 추진하고 미국, 유럽, 중동 등에 수출을 할 계획이다. 휴대용 X레이 장비 제조업체 오톰의 경우 국내에선 규제에 막혀 사실상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라 미국과 인도 등에 수출을 통해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최근 비대면 진료의 법제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협의회 측은 “모든 국민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관련 법안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희망한다”며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오는 5월까지 법안 통과가 어려워지면 비대면 진료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호소했다. 협의회는 “비대면 진료가 이미 2년 이상 시행되면서 약 3000만 건이라는 수치로 그 가치와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전화상담 처방 진료를 받은 환자 또는 가족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만족도 조사(2020년) 결과, 응답자의 77.8%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며 “진료의 범위도 안전성이 입증되고 만족도가 확인된 만큼 소비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국민 누구나 건강한 진료에 대한 안전이 보장되는 기준에 따라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