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84] 흥도와 망도
나라나 조직의 흥망(興亡)의 도리를 살필 때 ‘여씨춘추(呂氏春秋)’가 큰 도움을 준다. 먼저 ‘흥하는 도리(興道·흥도)’부터 보자. “임금이 ‘본성과 생명(性命·성명)’의 참모습에 순종하면 이치에 맞고 의로운 선비들이 모여들게 되고 법칙의 운용이 세워지게 되며 왜곡되고 사악하고 정당치 못한 자들이 물러나게 되며 탐욕스럽고 거짓을 행하는 무리들이 멀어지게 된다. 따라서 천하를 다스리는 일의 요체는 간사함을 제거하는 데 있고 간사함을 제거하는 일의 요체는 부하 관리들을 다스리는 데 있다.”
그래서 “천자와 패제후가 되는 데는 반드시 사람이 있어야 하지만 나라를 거덜내는 데도 사람이 있다. 하나라 마지막 임금 걸(桀)은 간신(干辛)을 중용하고 주(紂·은나라 마지막 임금)는 악래(惡來)를 임용했으며 송나라는 당앙(唐鞅)을 임용했고 제나라는 소진(蘇秦)을 임용했으므로 천하 사람들은 그들이 멸망할 것임을 알았다. 적임자가 아닌데도 공로가 있기를 바라는 것은 비유하자면 마치 하짓날에 밤의 길이가 낮의 길이보다 더 길어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고 하늘을 겨냥해 활을 쏘면서 물속에 있는 물고기에 명중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돌아보니 지난 정권 때도 대통령이 하는 인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정권이 바뀌리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 이 점은 윤석열 정부도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당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적용해볼 수 있겠다. 송영길 전 대표가 연루된 돈 봉투 사건에 이어 당내 최측근이라던 김남국 의원이 ‘코인 스캔들’로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허탈함을 안겨주고 있다. 흥도(興道)를 따르는 리더라면 마땅히 그런 사람들을 끊어내겠지만 ‘사이다’ 이 대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우물쭈물 뭉개기로 일관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최근 이 대표 리더십은 흥도(興道)보다는 망도(亡道)로 들어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말이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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