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밴드 메탈리카에게도, 무모했던 18세가 있었다

윤수정 기자 2023. 5.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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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정규 앨범 ‘72 계절’ 발매… 베이시스트 트루히요 인터뷰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밴드 ‘메탈리카’. 왼쪽부터 베이시스트 로버트 트루히요, 리더 겸 드러머 라스 울리히, 보컬 겸 기타리스트 제임스 헷필드, 기타리스트 커크 해밋. /유니버설뮤직

“솔직히 어린 시절의 제가 딱히 자랑스럽진 않아요. 무모했거든요. 16~17세 때 할리우드의 어느 클럽에서 했던 첫 공연, 8~10세 때 내 돈 주고 산 첫 앨범, 첫사랑과 첫 번째 시련 등. 재밌고 삶의 중요한 경험을 얻긴 했죠. 그래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습니다. 현재의 나 자신에 만족하거든요!”

최근 세계적인 메탈 록 밴드 ‘메탈리카’의 베이시스트 로버트 트루히요(58)가 보내 온 서면 답변에는 단단한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그가 지난달 보컬 겸 기타 제임스 헷필드(59), 리더 겸 드러머 라스 울리히(59), 기타 커크 해밋(60) 등 멤버들과 함께 낸 7년 만의 정규 11집 음반 ‘72 Seasons(72 계절)’의 주제에 대한 소감이었다. 동명 타이틀곡이기도 한 이 제목은 “사람들이 태어나 각자 인생에서 처음 거치는 18년에 대한 기억”이란 뜻.

1981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성된 메탈리카는 대중적인 성공과 평단 호평을 동시에 거머쥔 메탈계의 전설로 꼽힌다. 2009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현재까지 총 1억2600만장 음반을 팔아치웠다. 이들의 기념비적 곡 ‘마스터 오브 퍼펫(Master of Puppets)은’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에도 삽입돼 큰 인기를 끌었다.

새 음반이 발매된 올해는 1983년 데뷔 음반 ‘킬 엠 올(Kill ‘Em All)’ 기준 메탈리카 데뷔 40주년이다. 로버트는 특히 “팀 투표로 정한 이번 음반 제목을 처음 듣고 정말 완벽하다 생각했다”고 했다. “뮤지션인 우리에겐 대개 첫 음반을 들었을 시기이고, 어떤 이에겐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처음 경험한 때가 될 수도 있죠. 그만큼 각자 인생의 명암에 대해 회고할 기회를 주는 주제라 여겼어요.”

이번 음반에 수록된 12곡은 전부 6분을 넘는다. 로버트는 “대부분 8분짜리에서 줄인 것”이라 했다. 그는 “과거에는 우리가 (스트리밍 시대에) 왜 이런 7~8분짜리 곡을 만들까, 반문할 때도 있었다”면서도 “결국 대중적인 흐름을 따르기보단 우리의 감정 상태를 창의적으로 표출하는, 하나의 예술 작품을 완성하자는 태도로 작업했다”고 했다. 멤버들 스스로 “메탈리카 역사상 가장 긴 곡”이라 부르는 ‘이나모라타(Inamorata)’는 무려 11분 10초 길이다.

로버트는 특히 “메탈리카는 늘 즉석에서 연주를 맞춰보는 ‘잼(jam)’을 통해 하나의 집을 짓는 것처럼 곡 작업을 한다”고 했다. “우리가 투어 공연 중에도 늘 녹음 장비를 켜두는 이유죠.” 이번 수록곡 ‘룸 오브 미러스(Room of Mirrors)’도 “밴드가 겪는 그때그때의 경험이 바로 담기다 보니 베이스 사운드가 심박수처럼 진동하다가 어느 순간 확 강조되는 순간이 잘 담겼다. 마치 스포츠카로 해변 도로를 달리는 상상이 들었다”고 했다.

이들에게 수십년을 함께해 온 ‘메탈’이란 어떤 의미일까. 로버트는 “일종의 치유 과정이자 스트레스 해소”라고 했다. “사람들이 겪은 어려움과 그들의 출신과 배경은 메탈 음악가들로 하여금 저돌적인 음악을 쓰게 하죠. 슬레이어(유명 메탈 밴드)가 뛰어난 기타 리프를 쓸 때도 아마 그가 성장한 로스앤젤레스의 지역적 특성이 영감을 줬을 거예요. 요즘 연주 방식의 발전을 보면 메탈의 미래가 참 기대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메탈 특유의 솔(Soul)을 잃지 않으면 된다는 것. 특히 ‘그루브(Groove)’란 단어도 꼭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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