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상어가 체온 유지하며 심해 사냥하는 비결은… ‘아가미 꽉 닫고 숨 참기’
수온에 따라 체온이 내려가는 귀상어가 차가운 심해에서 사냥을 하는 비결이 밝혀졌다.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 13일 귀상어가 아가미까지 닫고 숨을 참아서 체온을 지킨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포유류인 고래 말고 심해 어종 중에서 숨을 참은 채 헤엄을 치는 사례는 처음이다.
하와이 대학교의 해양생물학 연구팀은 체온을 유지하는 신체 능력이 없는 귀상어가 심해에서 사냥을 하는 데에 주목했다. 연구 대상은 열대 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홍살귀상어. 이들은 따뜻한 물에 서식하지만 오징어와 같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수온이 섭씨 5도에 육박하는 수심 800미터 아래 심해에 들어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수온이 섭씨 20도씩이나 떨어지는데도 홍살귀상어는 시력 저하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을 겪지 않는다.
연구팀은 하와이 인근에서 홍살귀상어 여섯 마리의 등지느러미 근처에 센서를 붙였다. 센서는 스마트워치처럼 홍살귀상어의 체온·수심·수온·속도·움직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23일 동안 관찰한 결과 홍살귀상어는 수온 섭씨 26도인 해수면에서 수온 섭씨 5도인 수심 800m 심해까지 잠수하는 동안 체온 변화가 거의 없었다. 수온이 섭씨 4도까지 내려가도 섭씨 24도 체온을 유지했다.
연구팀이 센서를 분석한 결과, 홍살귀상어는 심해에서 입과 아가미를 닫고 있었다. 아가미는 바닷물 속 산소를 몸 안에 들여보내는 역할을 하지만 차가운 바닷물이 아가미를 통해 들어오면 체온을 뺏긴다. 홍살귀상어는 수온이 떨어지면 입과 아가미를 닫아 숨을 참으면서 바닷물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다. 홍살귀상어의 체온이 섭씨 2도쯤 떨어지는 구간은 심해가 아니라 심해에서 해수면으로 돌아오는 도중, 수심 300m쯤에서였다. 이때 참았던 숨을 쉬기 위해 입과 아가미를 여는 순간 체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의 해양생물학자 마크 로이어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귀상어가 숨을 참은 채 헤엄을 치는 최초의 심해 활동 어종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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