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한일 문화의 차이

경기일보 2023. 5. 1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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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세상이 좁아지면서 각국의 문화 차이가 좁혀져 사고의 차이도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문화 차이가 국가 간의 오해나 충돌을 빚어내곤 한다.

태어나 자라며 몸에 밴 사고방식을 외국인이 배워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깊게 들여다보며 연구하고 정리하려 하지만 어떤 외국인도 타국에 대한 이해는 단편적이기 쉽다. 잘 아는 것 같은 한일 간의 상대국에 대한 이해도 마찬가지다. 삶의 방식이 달랐던 한일 간에는 문화 차이에 의한 사고의 차이가 크다.

과거사에 기인한 한일 간 현안문제도 양국 간 시각은 달라, 서로 당연하다는 주장에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오랫동안 무인정권하의 국가였다. 세력 확장을 위한 전쟁이나 세력을 지켜내기 위한 긴장 상태의 지속이 많았을 일본은, 내전이든 외전이든 전쟁에 대한 사고가 우리와 다르다. 승리가 가치인 양 마주 대하며 나머지는 부차적인 문제로 여기는 듯도 하다. 전쟁을 벌이면서는 상대를 쓰러뜨리고 이겨야만이 전쟁을 없애고 국민을 보호한다는 이율배반적 사고도 존재한다. 무인정권하에서 몸에 밴 것인지 일본인들의 순순히 받아들이는 태도는 비판적이며 저항적인 우리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면이다.

아직도 일본의 오늘은 오랜 무인 정권의 역사가 이어지며 민주주의를 구현하면서도 옛 사고방식이 혼재돼 있어, 일본인의 의식에는 한국과는 다른 묘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이 늘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지만 이 또한 양국 간 견해차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잦은 전쟁에 승리와 패배를 일상으로 경험하며 갖게 된 일본인의 사과와 용서는 타협이며 매듭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일본인은 사과를 매우 잘하고 잘 받아들여 일을 잘 마무리한다. 한번 사과하고 상대가 이를 받아들이면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신중하게 임하고 결정을 하고 나면 그에 대해 중언부언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도 승리와 성공의 경험이 거듭되면서 많이 바뀌는 양상이지만 아직도 한 사안을 매듭짓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제 그만 좀 하자. 아니 무슨 소리야 계속해’ 하는 웅성거림에 많은 국민이 지쳐 보인다.

글로벌 스탠더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에 대한 우리의 오랜 요구나 주장이 세상에 어찌 비칠지 별로 생각하는 일은 없지만 한일 간의 해묵은 문제에도 한 번쯤 생각해볼 대목이다. 역지사지도 양국 간 문화의 이해가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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