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순찰 시간 쉬는 경찰... 기본 무너지면 시민이 불안하다
엊그제 인천에서 ‘인천의 도시 이미지 어떻게 만들것인가’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도 강력범죄 관련 뉴스 보도와 도시브랜드의 상관관계가 거론됐다. “인천지역 강력범죄 기사 건수는 전국 3위지만, 기사 제목에 ‘인천’이 들어가는 노출 빈도는 2위로 실제보다 높은 편이다.” 인천의 도시 이미지가 자칫 범죄와 엮일 것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 강력범죄 3위는 인구수와 비례한 정도다. 그런데도 우리 주변에서 온갖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의 조직적 전세사기를 비롯해 아동 학대, 학교폭력, 가정폭력, 중고차 사기단 등등. 시민들조차 “또 인천이냐”할 판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 치안 일선의 순찰 활동 태만이 도를 넘었다는 자탄이 나온다. 순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 임무의 출발선 아닌가.
최근 지구대나 파출소에 근무하는 인천 경찰들이 순찰 활동에 너무 소홀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미추홀구 등에서는 전세사기 피해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나 일가족 살인 사건 등 강력사건이 잇따르는 요즘이다. 시민들이 불안해할 정도다. 그런데도 최근 미추홀구의 한 경찰지구대에서는 방범 취약 시간대인 야간에 순찰 활동이 공백 상태를 보였다. 근무일지상 관내 지역을 돌고 있어야 2대의 경찰 순찰차가 모두 지구대 앞 주차장에서 쉬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관들은 차 안에서 유튜브 동영상을 보는 등 그냥 시간만 보냈다. 나중 112 신고를 받고서야 출동했다고 한다. 같은 날 남동구의 한 파출소 앞 주차장에도 2대의 순찰차가 그냥 서 있었다. 파출소에는 순찰 출동을 보고하고서도 파출소 앞만 순찰한 셈이다. 순찰을 나가는 대신 차 안에서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쉬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간에 관내 방범 취약 지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이 같은 순찰 공백이 시민들 입길에까지 올랐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순찰은 경찰 치안 활동의 기본이다. 예비 범죄자들이면 순찰차의 경광등이나 사이렌 소리에도 움찔할 것이다. 동네를 훑고 다니는 경찰관들의 순찰 활동에 시민들은 안도한다. 치안 활동의 이런 기본이 무너지면 ‘철통 치안’도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군에서도 ‘경계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받지 못한다’고 하지 않는가. 경찰이 뒤늦게 기강을 잡는다며 해당 경찰관의 감찰에 나섰다고 한다. 경찰도 실수할 수가 있고 하필 그때 애꿎은 상황에 몰렸을 수도 있다. 시민들도 그런 표적 감찰식 사후 처리를 바라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치안의 기본이 무너진 조직 분위기나 기강 해이의 근원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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