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커플링으로 전환 여부? 중국에 달렸다”

노지원 2023. 5. 18.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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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넘게 계속되고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새로운 대중 접근법으로 '디리스킹'(위험완화)을 꺼내 들었다.

"기업뿐 아니라 국가에도 (한 나라나 지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런 사실이 더 분명해졌다. (유럽연합이 추구하려는) '디리스킹'은 시민과 기업뿐 아니라 자기결정권을 지켜내기 위해 중요하다. 디리스킹이 (그보다 더 적대적인) 디커플링으로 변할지 여부는 중국에 달렸다. 중국이 규칙에 기반한 질서에 따라 (시장에서) 공정한 조건을 제공하고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을 준수한다면 유럽에 중국은 계속 중요한 시장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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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정책 재조정 나선 유럽연합
이유 있는 유럽 니콜라 베어 유럽의회 부의장
니콜라 베어 유럽의회 부의장.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넘게 계속되고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새로운 대중 접근법으로 ‘디리스킹’(위험완화)을 꺼내 들었다. 당장 ‘디커플링’(탈동조화·관계분리)을 추진하는 대신 중국이 유럽연합에 끼칠 수 있는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니콜라 베어 유럽의회 부의장은 15일(현지시각)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의 이런 구상을 밝히며 향후 유럽-중국 관계는 앞으로 중국이 민주주의와 규칙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지키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베어 부의장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끄는 ‘신호등 연정’에 속한 우파 정당인 자유민주당 소속이다.

―유럽연합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유럽연합에 중국은 동반자이자 경쟁자이자 체제에 대한 라이벌이다. 중국은 불행하게도 최근 그 균형을 점점 더 라이벌 관계로 옮기고 있다.”

―유럽연합은 수입의 20%, 수출의 9%를 중국에 의존한다. 중국과 관계 재조정은 어려운 선택인데?

“기업뿐 아니라 국가에도 (한 나라나 지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런 사실이 더 분명해졌다. (유럽연합이 추구하려는) ‘디리스킹’은 시민과 기업뿐 아니라 자기결정권을 지켜내기 위해 중요하다. 디리스킹이 (그보다 더 적대적인) 디커플링으로 변할지 여부는 중국에 달렸다. 중국이 규칙에 기반한 질서에 따라 (시장에서) 공정한 조건을 제공하고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을 준수한다면 유럽에 중국은 계속 중요한 시장으로 남을 것이다.”

―유럽연합은 27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을 보는 시각이 조금씩 다를 텐데, 공통된 입장을 정하는 게 가능한가?

“유럽을 분열시켜 정복하는 것은 정확히 중국이 원하고 추구하는 것이다. (6월에 발표될) 새 유럽-중국 전략이 여러 도전 과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유럽연합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속한) 한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대만 등 민주적 우방국 및 신뢰할 수 있는 나라와 파트너십을 다각화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돕는 중국 기업을 제재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해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중국·이란·북한·벨라루스 등 어디를 통해서든 제3국이나 제3국 기업이 러시아 군수 산업에 납품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유럽연합에 대만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의 민주적 파트너이자 친구이다. 믿을 수 있는 경제 파트너인 대만과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대만과 관련한) 어떤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홍콩에 너무 늦게 대응했다. 대만에는 그러면 안 된다.”

―유럽군 창설 등 그 밖의 군사 안보적 측면에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문제에 대한 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연합이 군사력으로 강화되어야 할 필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우리의 주요 목표는 공동 안보와 국방 정책 분야에서 더 심화된 통합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런 통합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마지막 단계 중 하나는 유럽군이 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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