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 뒤 밀물…‘저가 매수’ 유혹 커지는 주식형펀드
1개월 3.9% 하락땐 6313억원 유입…"저가 매수세"
날아오른 2차전지·코스닥 레버리지, 하락세 부각
"주가 빠지자 2차전지·바이오·헬스케어 ETF 매수"
"하반기 증시 하락률 10% 제한…관망보단 매수"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연초 이후 1조8000억원 가까이 빠져나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 유입세가 관찰되고 있다. 2차전지와 코스닥 지수의 ‘나홀로 랠리’ 속에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부각됐지만, 조정 국면에서는 오히려 ‘저가 매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부채한도, 기준금리 등 변수가 여전하지만, 하반기 국내 증시 기대 요인을 감안하면 투자자별 호흡에 따라 관망보단 선별 매수 접근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2차전지·코스닥 펀드 출렁…국내 주식형 ‘마이너스’에도 유입세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15.44% 오를 동안 1조7966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1개월 새엔 -3.90%를 기록했고 이 기간 6313억원 유입 전환됐다.
2차전지와 코스닥150 인덱스 펀드를 중심으로 수익률이 움직인 모습이다. 연초 이후 주요 수익률 상위 펀드를 살펴보면 △TIGER2차전지테마 상장지수펀드(ETF) 65.22% △TIGER코스닥150레버리지 ETF 59.12% △ NH-Amundi코스닥레버리지펀드 58.76% △한국투자코스닥두배로펀드 57.96% △KBSTAR배터리리사이클링iSelect ETF 53.87% △KODEX 2차전지산업 ETF 48.21% 등이다.
이들 펀드는 동시에 최근 1개월 새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하락률 상위는 △TIGER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 ETF -21.58%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 -19.90% △한국투자코스닥두배로펀드 -19.89% 등이다.
연초 이후 코스닥 지수 변동률은 20.24%로, 코스피 지수(10.90%)를 웃돌고 있지만, 한 달 새엔 8.67% 하락하면서 코스피(-3.18%)를 밑돌고 있다. 올 들어 폭등세를 이어갔던 2차전지 등 종목이 출렁이고 있다. 코스닥을 끌어올렸던 시가총액 상위 에코프로(086520)는 이달 들어 24.52%, 에코프로비엠(247540)은 14.23% 하락했다. 지난 4월 각각 80만원대, 30만원대까지 치솟은 이후 현재 50만원대, 20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다만 주가 하락 이후 관련 인덱스 펀드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 소유형별로 살펴보면 국내 주식형에서 액티브주식전체에서 250억원이 빠진 반면 인덱스주식전체에 6563억원이 유입됐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닥이 글로벌 증시에서도 유독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레버리지 펀드 등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성 환매가 많이 나왔다”며 “최근 한 달 새에는 2차전지,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ETF로 자금 유입이 확대됐는데 고평가 논란이 여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별 성향에 따라 일정 가격을 넘어서면 환매, 하단이 가까이 왔다고 보이면 투자하는 자금들이 다시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국내 증시 하락률 10% 제한…관망보단 매수”
하반기 투자 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연초 이후 나타났던 주식 랠리가 옅어진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 변수들도 변동성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하반기와 내년 기업 이익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고 통화정책 전환 국면에서 수출 지표 방향성 등에 따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증권은 코스피 지수의 하반기 예상밴드를 2200~2600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진바닥’을 거쳐 급속한 미국 경기 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코스피·코스닥의 최대 하락률이 10% 이내로 제한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전후 미국 부채한도 협상 과정에서의 잡음과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 기대의 되돌림, 내년 실적 눈높이 하향 조정 충격 등영향은 코스피 2400선 안팎에서 제동이 걸릴 전망”이라며 “적극적 리스크 관리에도 투매보단 보유, 관망보단 선별 매수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광영 연구원은 “연초 주식 랠리가 마무리된 환경에서 장단기 금리차, 부채한도 변수 등 변동성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투자자별 장·단기 호흡에 따라 리스크를 감내하면 투자 적기가 될 수 있는 것처럼 펀드 전략을 달리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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