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은 왜 '김남국 위믹스 80만 개'를 '의심거래'로 안 봤나

김남국 의원 위믹스 80만 개 이체 '의심거래' 관련 업비트·빗썸 상반된 판단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지난해 2월께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보유한 60억 원 규모 위믹스 80만 개를 업비트로 이체했을 때 FIU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김남국 무소속 의원 가상자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도 역풍을 맞고 있다. 김 의원의 위믹스 80만 개 이체 거래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해 2월께 김남국 의원이 보유한 60억 원 규모 위믹스 80만 개를 업비트로 이체했을 때 FIU에 보고하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빗썸이 해당 거래를 '의심거래'로 보지 않은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빗썸 관계자는 "FIU 보고 여부는 특금법상 발설이 불가해 공식적으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다만 금액, 건수, 이용자의 거래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의심거래로 보고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즉 빗썸 측은 김남국 의원의 거래패턴 등 종합적으로 봤을 때 해당 거래가 '의심거래'가 아니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예컨대 김남국 의원이 빗썸에서 이전부터 큰 금액을 거래해 왔다면 빗썸은 그의 거액 출금을 이상거래로 판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김 의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빗썸에서 위믹스에 투자한 이후 다양한 가상자산에 재투자해 왔다고 밝혔다.

빗썸 측은 김남국 의원 의심거래 관련 "FIU 보고 여부는 특금법상 발설이 불가해 공식적으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팩트 DB

반면 김 의원의 위믹스 80만 개가 업비트 지갑으로 들어오자 업비트 측은 이를 '의심거래'로 보고 FIU에 신고했다.

업비트 측은 해당 거래와 관련 이상거래 신고 유무에 대한 답을 주진 않았지만, 업계는 업비트가 '의심거래'로 인지 후 보고하면서 FIU가 인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FIU는 이를 검찰에 알렸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김 의원의 '위믹스 80만 개 이체' 관련 의심거래 판단 여부를 두고 의견이 나뉘고 있다.

우선 이상 거래 판단 기준이 각 회사에게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의심거래를 보고하는 것과 관련해 정확한 기준이나 규정은 없다"며 "판단은 각 거래소들의 재량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빗썸이 이상거래라고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고를 안 했을 것"이라며 "정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거래소의 결정을 잘못된 판단이라고 재단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반면 '의심거래'로 볼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80만 개는 결코 적지 않은 수량"이라며 "충분히 의심거래로 볼 의심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각 거래소마다 CDD(고객확인의무) 등을 할 때 직업 등을 체크하게 되어 있다"며 "각 거래소마다 기준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김남국 의원의 경우 정치 인물로, 거래소에서 유심히 봤을 가능성은 높다"고 전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조사 결과 김남국 의원이 '에어드롭(발행사 등이 특정 목적에 따라 투자자에게 코인을 무상 지급하는 것)'으로 위믹스를 받았다는 사실이 일부 드러났을 뿐, 김 의원이 어떤 과정을 거쳐 빗썸 계좌에 80만 개의 위믹스 코인을 넣고 있었는지도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찰이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확보하고 강제수사 돌입하면서 관련 의혹이 풀릴지 주목된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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