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1분기 순이익 감소…윤진오 신임 사장, 실적개선 과제로
지난해 이어 올해 1분기 수익성도 '뒷걸음'
플랜트·해외수주…포트폴리오 다양화 '활로'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동부건설이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건설경기 악화로 실적이 뒷걸음질쳤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했다. 리스크 관리와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선임된 윤진오 사장의 역량에 이목이 쏠린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4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2억 원과 비교해 87.4%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3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165억 원 대비 81.9% 줄었다.
실적 악화는 원자재 등 물가상승의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회사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1분기 85.6%에서 올해 93.2%로 상승했다. 총 매출은 지난해 2818억 원에서 4032억 원으로 불어났지만 매출원가가 2413억 원에서 3762억 원으로 늘어 매출액 증가분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앞서 2016년 한국토지신탁이 동부건설을 인수한 뒤 기대됐던 양사의 시너지도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3월 말 기준으로 동부건설이 한토신으로부터 수주해 매출을 내고 있는 현장은 △부산 재송역 오피스텔 △천안 백석동 공동주택 신축공사 △대구 칠성동2가 주상복합 △용인 보라동 오피스텔 등 4곳 뿐이다. 이들 사업지의 수주잔고는 총 1693억 원으로 회사의 전체 수주잔고 9조893억 원의 1.8%에 불과하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크게 겪자 올해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나섰다.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13억 원, 당기순이익은 3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6%, 66.2% 줄었다.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지난 2020년까지 4944억 원 수준이던 부채는 2021년 7023억 원, 지난해 9981억 원으로 2년 새 두배로 불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171%로 전년 125.5% 보다 42.1% 증가했다.
이에 지난 3월 22일 주주총회에서는 대표이사를 종전 허상희 부회장에서 윤진오 사장으로 변경하는 안을 가결했다. 올해 1월 사장으로 승진한 윤 신임 대표이사는 전북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약 30여 년간 건설업계에 몸담아 왔다. 동부건설 외주구매·현장관리담당 임원을 맡았으며 이후 건축사업본부장을 역임해 실적개선과 무사고 경영을 이끌었다.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도 리스크 관리와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 부회장은 사내이사로 남았다.
동부건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악화 중인 실적에 활로를 찾을 방침이다. 기존 주력 분야인 공공공사 수주를 이어가는 한편 윤 대표이사 체제에서 플랜트사업과 해외수주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회사는 지난달 베트남 '떤반~년짝 도로건설사업 2공구'를 수주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어 엘살바도르에서 4억3000만 달러 규모의 '로스초로스 교량 건설 및 도로 확장사업'을 통해 중남미 지역에 첫 진출했다. 중단했던 플랜트 사업부문도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지난달 약 4년 만에 재개된 동남아와 남미지역 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한동안 중단했던 플랜트 사업도 재개 매출로 이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규모로 예정된 관급공사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부건설은 2019년부터 공공공사 수주 1~2위를 기록 중이다. 조달청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이 발주 예정인 공공공사 규모는 전년 대비 14.6% 증가한 38조1000억 원 규모다. 이는 조달청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 1분기 대규모 공공사업을 따내며 수주고를 늘렸다. 특히 'GTX-B 민간투자사업'과 '대장~홍대 광역철도 민간투자사업' 등 대형 사업에 참여했다. 적극적인 수주로 올해 1분기 1조88억 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주력 분야인 관급 사업의 발주가 연초 이후부터 본격화하는 데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발주가 예상되고 있어 연내 관련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이와 함께 건설업계 전반의 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적인 비용절감과 원가관리를 병행해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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