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발언 패러디한 '중국 코미디언' 소속사… 벌금 폭탄에 재산 몰수까지

2013년 시진핑 '능타승장' 발언 언급이 문제 
벌금 25억·위법소득 2억5,000만원 몰수 조치 
"왜 입을 막냐" 비판한 네티즌도 구류 처분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미디언 리하오스가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웨이보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패러디한 중국 코미디언의 소속사가 벌금 폭탄에 재산 몰수 처분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홍성신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13일 베이징시에서 열린 토크쇼에서 시 주석의 발언을 패러디해 논란을 일으킨 '하우스'라는 예명을 가진 코미디언 리하오스의 소속사에 최근 1,335만3,816위안(약 25억5,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당국은 이어 "소속사가 132만5,382위안(약 2억5,000만 원)의 위법 소득을 부당하게 챙겼다"며 해당 금액을 몰수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소속사의 공연을 무기한 중단하고 이번 토크쇼를 주선한 기관과 공연장 관계자들을 조사해 처벌할 계획이다.

문제가 된 리하오스의 패러디는 지난 2013년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이 "당의 지휘를 따르고(聽黨指揮·청당지휘) 싸우면 이기며(能打勝仗·능타승장) 태도가 우량한(作風優良·작풍우량) 군대를 건설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해당 문구는 시 주석이 강군 건설을 강조하는 취지로 쓰였다.

리하오스는 이 발언을 "나의 유기견 두 마리가 다람쥐를 쫓는 모습을 보면서, '태도가 우량하면 싸우면 이긴다'(作風優良, 能打勝仗·작풍우량, 능타승장)는 말을 떠올렸다"는 식으로 뒤집어 인용했다. 이후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선 "리하오스의 발언은 인민군을 모욕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리하우스의 소속사는 공개 사과한 뒤 그의 활동을 무기한 정지시켰다.

리하오스 패러디 사태는 그를 지지한 네티즌의 처분으로도 확대됐다. 다롄시 공안국은 이날 인터넷에 군인에 대한 부당한 글을 쓴 혐의로 네티즌 A씨를 불러 조사한 뒤 행정 구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왜 하우스(리하오스)의 입을 막느냐", "군인은 모두 개XX"라는 내용의 글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